중국·바티칸 67년만의 '봄날'오나…3월 주교 임명 합의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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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2-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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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사진=아주경제DB]


중국과 바티칸 교황청 간 주교 임명 합의가 내달 이뤄질 예정이다. 이로써 67년간 끊어졌던 양국간 외교관계도 복원될지 관심이 쏠린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르 델라 세라'를 인용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미 중국과의 주교 임명 협의안에 이미 동의했다며 3월 로마에서 양국이 공식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린 이후 중국 정부가 로마에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며 아마도 외교부내 유럽 지역 담당 부부장급이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유럽 담당 부부장을 맡고 있는 왕차오(王超)는 종교 사무와는 별 관련이 없는 인사다. 만약 그가 파견된다면 중국과 교황청간 외교관계 회복과 관련한 일들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매체는 이로써 중국과 바티칸간 67년간 단절된 외교관계가 복원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 1951년 바티칸이 대만을 정부로 인정한 것을 이유로 공식 외교관계를 파기한 이후 1980년대부터 ‘자선자성(自選自聖)의 원칙’에 따라 교황청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주교를 임명해 왔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 통제 아래 사제와 주교를 세우는 ‘천주교애국회’와 바티칸이 인정하는 ‘지하교회’ 조직이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이래 중국과 바티칸간 관계 회복은 급물살을 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방한 당시 중국 영공을 지나면서 인사를 전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개인적인 서한을 주고받는 등 관계 개선 노력을 이어왔다.

여기에 최근 교황청 지시에 따라 중국 천주교 지하교회 주교 2명이 천주교애국회 주교에게 교구를 넘기도록 '양보'하게 하면서 중국과 바티칸간 수교가 임박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중국·바티칸의 수교설에 대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과 바티칸간 수교를 반대하지 않으면서 바티칸이 중국 및 대만과 동시에 외교관계를 갖는 형태를 주창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을 제창하는 중국으로선 용납할 수 없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바티칸이 주교황청 대만 대사관을 몰타기사단으로 이전토록 하거나 대만에 교황청과 협의가 가능한 별도의 문화기구를 설립토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몰타 기사단은 가톨릭 수도회이자 국제법상 주권국가로 인정받는 조직이다. 나폴레옹에 의해 몰타에서 추방된 후 바티칸이 위치한 로마에 본부를 두고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중국 대륙과 대만 모두 몰타기사단과 수교를 맺지 않은 상태다.

미국도 중국과 바티칸간 관계 회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바티칸이 중국과 주교 임명 합의에 서두르는 이유는 중국내 카톨릭 전도 확대, 중국내 천주교 지하교회와 천주교애국회간 통합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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