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0일 철강 제품의 고율관세 부과 등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해 국제무역기구(WTO) 제소 등 대응 조치를 과감하게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철강 제품 및 변압기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상계 관세 조치에 대해 지난주 WTO 분쟁해결 절차를 개시했다"며 "세탁기·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에는 WTO 세이프가드 협정에 따라 양자협의 중이며, 협의가 결렬되면 WTO 제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은 "향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 파트너와의 통상 문제에 대해 국익 확보란 관점에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며 "그 잣대는 WTO 협정 등 국제통상 규범으로, 이에 입각한 대응조치를 필요시 과감히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수석은 정치권 일각에서 미국의 통상압력이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이를 외교·안보적 시각에서 확대 해석하거나 상대방 국가에 대한 비우호적 조치로 간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안보를 저해할 위험을 근거로 철강 수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미국 상무부의 조사 결과 공개와 관련해서도 "미국 측의 조사 목적은 미국 국내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을 억제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하며, 정치·외교적 관점보다 경제·산업적 고려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홍 수석은 "정부는 오는 4월 미국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미측 우려에 대한 우리측 통계자료와 논리를 보강해 고위급 아웃리치(대외접촉) 활동을 실시하고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개정 협상과 관련해서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으로, 정부는 반덤핑·상계 관세와 세이프가드 등에 대한 무역구제 조치를 중요 의제로 제기해놓고 있다"며 "무역구제 조치의 실체적·절차적 개선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정부는 관련 기업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해 어려운 대외 여건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와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수출 다변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우리 정부가 WTO 제소 등의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홍 수석은 "중국의 경우 우리 투자기업·관광·특정 품목에 대한 조치의 행위자나 그 근거를 찾기 어려운 기술적 애로를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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