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음력설)연휴가 이제 끝자락이다. 대도시로 떠났던 가족이 고향에 모여 그리움을 달래고 함께 여행을 떠나며 추억을 쌓는 시간이지만 가족 간의 갈등으로 웃지못할 사건도 터지곤 한다.
최근 중국 윈난(雲南)성에서 대학교 학비를 주지 않는 부모를 두고 지금까지 가져간 세뱃돈을 모두 내놓으라고 고소한 딸의 사연이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온라인 매체 펑파이뉴스가 20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인 여대생 샤오쥐안(小娟) 부모는 지난 2010년 11월 이혼했고 이후 샤오쥐안은 엄마의 손에서 자랐다. 하지만 딸의 양육 문제와 재산분할 등으로 법정싸움을 이어가며 갈등이 깊어졌고 2016년 샤오쥐안이 대학에 합격했지만 누구도 등록금을 내려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안닝법원 담당 판사는 샤오쥐안의 상황을 이해하지만 단순한 판결로 이미 깊어진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의 골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보고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을 것을 제안했다. 판사의 중재로 샤오쥐안의 부모가 졸업 때까지 매달 정기적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한 1500위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중국은 춘제에 붉은 봉투에 담은 세뱃돈(훙바오 紅包)을 나눈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중산층이 늘어나고 주머니가 두둑해지면서 아이들의 세뱃돈 액수도 늘었고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큰 액수의 세뱃돈을 "엄마가 맡아줄께"라며 부모가 챙기는 일도 비일비재해졌다.
이번 사건으로 '세뱃돈' 과연 누구의 돈인가, 부모가 마음대로 자식의 돈을 사용할 권리가 있는가 등이 네티즌 사이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고 뉴스포털 신랑망(新浪網)은 보도했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부모님이 다른 사람들에게 명절날 예의를 차리고 세뱃돈을 건네지 않았다면 당신도 세뱃돈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90%의 네티즌들이 돈을 받은 것은 자식이지만 주는 것은 부모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샤오쥐즈(@小橘子)는 "나한테 줬으면 그 순간부터 내꺼다"라고 주장했고 류슈V(@劉秀V)는 "세뱃돈은 당연히 아이들의 것이고 다른 사람은 그저 대신 보관하는 관리인일 뿐"이라고 밝혔다.
실제 법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의 돈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위법이다. 보호대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지키는 것이 보호자의 책임으로 보호대상의 이익을 지키는 용도 외에 자산을 사용할 수 없음이 '민법총책'에 명문화돼 있다고 신랑망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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