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수술에 힘 써온 일본의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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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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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네코다요리'라는 유명한 냥이잡지에 '아카히게 선생'코너가 있다.

'아카히게'는 우리말로 빨강수염 인데 옛날 영화의 제목에서 따온 것 같다.

1965년 공개된 영화 '빨강수염'의 원작은 소설인 '빨강수염진료단'이다.

에도시대, 의료기관의 한 소장은 빨강수염으로 불리우며 뛰어난 의술을 베풀며 동시에 부유한 사람들의 약점을 잡아 돈을 벌어들이는 재주가 있었다.

힘 또한 장사였는데, 출세만을 꿈꾸는 한 신참내기 의사는 빈민들만 상대해 진료하는 빨강수염 의사를 못마땅 해 하는데 결국엔 그의 인격에 감화되어 훌륭한 의사가 되어간다는 이야기다.

수의사 중에도 이처럼 열심인 이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빨강수염 코너'다.


이 코너에 지난해 11월 도쿄 카나가와현 다이와시, '야마구치 수의과병원'의 원장인 '야마구치 타케오'가 소개됐다.

그는 긴 세월 동안 보호자가 없는 고양이 중성화수술에 힘써 온 수의사다.

특히 출장 중성화수술로 유명하다.

이 병원에서는 해마다 약 2000~3000 마리를, 출장지에서는 약 7000~8000 마리를 수술했다고 하니 1년에 모두 약 1만 마리 정도 중성화수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출장수술은 몇 명의 수의사가 팀을 꾸려 전국 방방곡곡 수술장으로 향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5일의 경우, 치바현의 한 동네에서 아침부터 수술 후, 이바라키현으로 이동해 다음 날 아침부터 수술을 시작한 후 귀가하는 스케줄이었다.

또 8월 21~23일까지는 미애현에서 20마리를, 24일엔 교토로 이동해 70마리를 수술 후 귀가했다.

출장수술의 의뢰는 주로 공익재단법인 '동물기금'의 봉사단체나 그 외 단체와 개인의 의뢰도 있다.

관동지방 근교는 차로 이동, 오사카, 교토, 오키나와 등 먼 곳은 신탄센이나 비행기로 이동한다.

이런 바쁘고 고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야마구치씨도 이제 70세가 되어간다.


쉴 틈은 있는지, 피곤하진 않는지 질문에 쉴틈도 없지만 긴 세월 해 온 일이라 익숙해 져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다니 정말 놀라울 정도로 열정적이다.

야마구치 수의사가 출장 중성화수술을 시작한 것은 1984년 경 이었다.

최초에는 봉사단체로부터 의뢰 받아 시작했다.

당시엔 이동차 안이 수술실이 되어 꼭 야전병원 같았다고 한다.

그 시대엔 TNR이란 단어 조차 쓰이지 않던 때라 꽤나 특이한 활동이었다.

그러부터 33년이 흐른 지금은 의뢰인이 준비한 수술회장이나 수술이 가능하도록 개축된 봉사자의 자택 등이 수술실이 된다.


이들 모두의 활동 목적은 불행한 고양이나 개를 늘리지 않는, 즉 '안락사 제로'다.

그래도 많이 확산된 TNR활동 덕분에 보호자 없는 냥이의 수술을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동물병원도 늘고 있다.

안락사도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고 하니 모두의 힘을 모은 덕분일 것이다.

야마구치 선생은 "이미 안락사 제로를 달성한 지역도 있는데 보호센터에 들어오는 개, 고양이가 제로는 아니다. 아직 많은 개, 고양이가 여러 이유로 들어오는데 안락사 기간이 다가오기 전 봉사자에게 거두어지기에 안락사제로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꿈은 진정한 의미의 안락사 제로가 실현되는 일이라고 한다.

이 꿈을 목표로 부르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지 달려가 1마리 라도 더 많은 냥이를 수술하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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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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