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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스케이팅 선수들이 주최 측이 준비한 거대한 메달 모양의 상패를 관객들에게 던져 한국인 관객 두 명이 부상을 당했다.[사진=유튜브 캡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네덜란드 스케이팅 선수들의 행동이 점임가경이다. 개 식용을 비꼬는듯한 인터뷰로 공분을 산데 이어 무거운 상패를 관객에게 던져 부상을 입히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22일 사노마 미디어 등 네덜란드 언론매체에 따르면 지난 21일 강릉에 위치한 홀란드 하이네켄 하우스에서 스벤 크라머와 코엔 베르베이, 얀 블록하위센, 패트릭 로스트 등 4명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참석한 행사에서 사고가 벌어졌다.
이날 선수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상패를 앞줄에 있던 관객들에게 조심스럽게 넘겨야 했지만 관객들 머리 위로 던져 한국인 관람객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상패에 맞은 한 명은 응급실에 실려 갔고 또 다른 한명은 응급조치를 받았다. 무게가 나가는 나무판으로 만들어져 있어 주의가 필요했지만 생각없이 던진 것이다.
이런 내용은 네덜란드 매체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쓰러진 관객을 급히 이송하는 모습도 담겨있다.
부상을 입은 피해자는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스벤 크라머가 굉장히 두꺼운 상패를 던졌는데 그걸 맞았다”면서 “이마가 찍혀 피가 얼굴을 다 뒤덮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는 “강릉의 한 병원 응급실에 혼자 있다. 1시간이 지났는데 치료를 받지 못했다. 도와달라”며 호소했다. 부상을 당한 두 명은 모두 치료를 마치고 현재 귀가한 상태로 전해졌다.
앞서 네덜란드 팀추월 대표팀의 비매너 행동도 문제였다. 21일 열린 3~4위전에서 동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개식용을 비꼬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블록하위센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나라 개들을 잘 대해주길 바란다(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한국 일부 사람들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비꼬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네덜란드 남자 팀 추월 대표팀은 애초 일본 여자 대표팀 다음 순서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차례를 바꿔 나와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머는 “모두 일본 기자들인가? (all Japanese?)”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어 블록하위센이 개 발언을 하며 기자회견 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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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벤 크라머 트위터]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스벤 크라머는 자신의 공식 트위터에 한글로 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우리팀을 대표해 부상 당하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고 남겼다.
개 발언을 한 블록하위센도 자신의 트위터에 “(개 발언은) 한국인을 모욕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동물복지에 대해 걱정한 것”이라며 “올림픽을 즐기고 있고, 여러분의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스벤 크라머는 22일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 내 필라하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선수들을 대표해서 내가 사과드린다”며 “한국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게 좋고 문화도 좋아하고 한국인들을 좋아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취재진들은 사과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블록하위센이 자신의 발언이 왜 잘못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거듭된 사과에도 네티즌들의 비난여론은 확산되고 있다. 그간 우라나라에 각별한 애정을 쏟은 것으로 보였던 크라머였기에 실망감이 크다는 글들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크라머의 사과글에 댓글을 달고 “스벤크라머 팬이었는데 너무나 실망스럽다. 다시는 한국에서 보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동안 한국에 크라머 팬이 많다는걸 알았을텐데 어떻게 그런 사건을 만들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당신들은 네덜란드 얼굴에 똥칠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은 “병원가서 (피해자를)위로해 주었느냐”며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면 병문안 가는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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