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당장 통일을 추구하지는 않되, 임기 중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굳건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간된 영국 잡지 <모노클>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관계는 견고(rock-solid)"하며,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고 강력하다"고 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알려달라고 했다. 나를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노클은 언론 환경의 중심이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쏠린 가운데 인쇄매체 중심의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2007년 창간한 신생매체로 발행 부수는 전 세계 16만 부 수준이다. 각 부문 CEO(최고경영자) 및 오피니언리더 등이 선호하는 일종의 럭셔리 잡지다.
인터뷰는 지난 1월 22일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모노클>은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이 설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가면서 외교적 승리를 거두었다”면서 “(북미 관계가 임계점에 도달해 한반도가 긴장국면인 상황에서) 평온한 상황을 되살리는 데 문 대통령의 공은 지대하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남북대화 주도권을 넘겨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북한은 협상테이블로 복귀했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THAAD) 한국 배치 이후 (냉각된) 한중관계는 수습되었으며, 백악관과는 전화로 소통하고 있다”고도 했다.
모노클은 문 대통령의 인생스토리와 정치 입문 과정도 소개했다.
모노클은 "잘생긴 외모 외에도 그의 또 다른 매력은 그의 인생 스토리와 한국의 씁쓸하면서도 달콤한(bittersweet) 발전 과정에 유사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피난민의 아들로 태어난 문 대통령은 뛰어난 법학도였다. 계엄령 선포 당시 학생운동에 참여해 구속됐고, 특전사에서 군 복무를 마쳤으며, 인권 변호사가 됐다"고 문 대통령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입문에 대해서 “과거에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9년 가까이 보수 정권이 집권하는 것을 보고 정치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 발전, 인권 개선, 남북 관계 개선이 모두 후퇴했다”며 “나는 위기감을 느꼈고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모노클은 “문 대통령이 촛불집회의 정당한 계승자에 걸맞게 행동하고 있다”면서 “국민과 거리를 두지 않고 소통하며 보수적이지 않고 진보적이며 특권을 누린 전직 대통령의 딸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는 인물이다”고 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을 확인했고, 그런 시민들의 역량을 정치권이 거스르지 못할 것임을 확신한다”면서 “한국은 정치가 과거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개헌의지를 피력했다.
모노클은 문 대통령의 일상도 소개했다.
잡지는 “문 대통령은 오전 9시에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혼자서 (집무실이 있는) 3층에 출근한 문 대통령은 작은 체구의 경호원 단 한명(언뜻 보기에 무장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친절한 여성 경호원)을 지나 자신의 집무실에 도착했다. 그의 책상 바로 옆에 위치한 옷걸이에는 회색 카디건이 걸려있고, 그 아래에는 가죽 회색 슬리퍼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의 한국 대통령은 차 한잔과 함께 최측근 참모들과 대화를 나누며 공식 일과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반려묘 찡찡이에게 사료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뉴스를 본다”며 “그런 다음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에 나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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