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이 코람코자산신탁의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이 금융 분야의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윤 전 행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윤 전 행장은 작년 9월부터 이 회사의 고문직을 맡아 오고 있다.
사내이사 선임으로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 2014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당시 외환은행장에서 물러난 이후 4년 만에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직급은 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윤용로 전 행장은 1977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재무부,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3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했다. 이후 기업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각각 역임하면서 정부와 민간을 두루 경험했다.
특히 최근 은행연합회장,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뽑는 과정에서 모두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여전히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윤용로 전 행장의 경영 복귀는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관료 선후배로 막역한 사이로 유명하다. 윤 전 행장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는 이가 바로 이규성 회장이다.
윤용로 전 행장이 경영진에 합류하게 됨에 따라 코람코자산신탁이 금융 분야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작년 리츠 사업부를 분할해 코람코리츠를 새롭게 신설하는 등 최근 사업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사업은 코람코리츠를 통해 진행하고, 코람코자산신탁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E)이나 투자은행(IB) 등 금융 분야 신사업을 맡게 된다.
신탁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단순히 부동산 시행 업무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투자, 운용 등 금융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탁사에서 금융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 금융권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윤 전 행장이 경영진으로 합류하면 조직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신탁사들이 단순한 부동산 개발 능력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면서 "이에 코람코신탁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 역시 금융 관련 역량을 키우는 데 꾸준히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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