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중국의 ‘원자재 굴기(崛起)’에 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은 내달 위안화 원유 선물 상품을 출시하고, 철광석 선물시장을 조만간 해외 투자자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향후 국제사회에서 영항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의지를 피력한 중국은 자국 원자재 선물거래소를 활용해 이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가로 글로벌 원자재 거래 중심지로 부상했지만 국제가격 결정에 대한 영향력은 미미했다. 대부분 원자재가 달러로 거래되고, 중국 선물시장 거래가 현지 투자자에게만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달 초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는 오는 3월 26일 상하이(上海)선물거래소 산하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센터를 통해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3년 중국은 원유 선물시장을 개설하고 자국 투자자에게만 거래를 허용했다가 지나치게 큰 변동성으로 1년여 만에 거래를 중단했다. 이후 2012년부터 해외 투자자의 거래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원유 선물시장 재개장 방안이 거론됐으나 주식·외환시장 불안감으로 재개장 시기가 연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안화 원유 선물 투자가 자유로워져 국제 원유 가격 결정에 중국이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 원유 선물 출시와 더불어 중국 철광석 선물 시장 개방도 곧 이뤄질 예정이다.
증감회는 위안화 원유 선물 출시 발표에 앞서 다롄(大連)선물거래소가 철광석 선물을 특정품목으로 분류하고, 관련 시장을 해외 투자자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롄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철광석 선물시장 국제화는 외국 광산 등 해외기관 투자자가 직접 중국 상품 선물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국제화로) 중국 철광석 가격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공동 교역에 의해 결정되는 국제가격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또 현물·선물 간 차익거래의 헤징 효율을 높이고, 중국 자본시장 개방 추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중국 철광석 선물 시장 개방이 중국을 ‘철강대국(大國)’에서 ‘철강강국(強國)’으로 발전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후위웨(胡俞越) 베이징공상대(北京工商大學) 증권선물연구소 소장은 “철광석 선물 시장 개방 추진을 매우 환영한다"며 “중국 선물시장 국제화는 ‘저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 전략과 ‘칭진라이(請進來·인재초빙)’ 대책의 종합본”이라고 평가했다.
후 소장은 “‘저우추취는 ’중국 상품 가격‘을 국제화시킨다는 걸 의미하고, ’저우추취‘는 해외 투자자와 글로벌 경쟁 메커니즘을 중국 시장에 유입시키겠다는 목표가 내포돼 있다”며 “이 두 가지가 종합적으로 이뤄질 때 중국 선물시장의 국제화가 비로소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철광석 선물시장 개방 소식에 국제시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일보(經濟日報)는 “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해외 철강 생산·무역업체들이 중국 철광석 선물 거래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며 “해외 철광석 무역업체인 쓰텅(斯腾)은 향후 다롄선물거래소의 철광석 선물 거래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거래소 해외 철광석 인도창고를 확장하는 등 중국 시장 비중을 확대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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