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남자 쇼트트랙, ‘소치 노메달 악몽’ 굿바이…‘세계 최강’ 탈환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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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서민교 기자
입력 2018-02-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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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따낸 황대헌과 임효준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4년 전인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 굴욕’을 당했다. 당시 한체대 출신 선수와 아닌 선수로 나뉜 빙상경기연맹의 파벌 논란의 피해자였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러시아로 귀화해 3관왕에 오르면서 충격은 더 컸다.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몫이었다.

그 후 4년이 흘렀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악몽 같던 소치의 수모를 씻어내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한동안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보다 부진해 주목도 받지 못했다. 그 사이 새 얼굴들이 등장했다. 임효준과 고교생 막내 황대헌이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서이라와 함께 올림픽 무대를 밟아 세대교체의 성공을 알렸다.

더 이상 ‘노메달 악몽’은 없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수확한 메달은 무려 4개였다.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였다.

한국 선수단에 1호 금메달을 안긴 종목은 남자 쇼트트랙이었다. 임효준은 지난 10일 열린 1500m에서 2분10초48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생명의 벼랑 끝까지 몰렸던 7번의 큰 부상을 딛고 일어나 따낸 생애 첫 금메달이었기 때문에 더 값졌다.

이후 금메달은 없었지만, 1000m에서 서이라가 동메달을 추가한 뒤 500m에서 황대헌과 임효준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더했다. 기대를 모았던 막내 황대헌은 1500m 결승에서 넘어져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고, 1000m에선 우리 선수 3명이 한 조에 편성되는 불운 속에 결승선 앞에서 또 넘어져 실격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황대헌은 2전3기 끝에 500m에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은빛으로 장식했다.

아쉬운 건 두 번째 금메달을 노렸던 5000m 계주였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가장 공을 들인 종목이다. 임효준도 “다른 개인 종목보다 5000m 계주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2일 열린 5000m 계주 결승에서 뼈아픈 실수가 나왔다.

경기 초반 선두에서 출발한 한국은 이후 중국에 이은 2위 자리에서 중반까지 레이스를 이어갔다. 20여 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임효준이 다시 1위로 오르는 순간 넘어졌다. 터치 시간이 지체되면서 앞선 팀들과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서 최선을 다한 질주에도 불구하고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남자 쇼트트랙은 평창대회에서 자신감을 얻으며 세계 최강 탈환의 희망을 봤다.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임효준과 황대헌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며 4년 뒤에 열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의 금빛 질주를 약속했다.

이번 올림픽을 마감한 서이라는 “소치대회 때보단 메달이 많이 나왔지만, 마지막 날 아쉬운 성적이 나와서 죄송스럽다”며 “그래도 실력으로 진 게 아니고 운이 따라주지 않아 이렇게 된 것 같다. 4년간 더 열심히 준비해서 마지막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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