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이 주 종목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팀추월 논란’을 딛고 독하게 따낸 은빛 레이스였다.
김보름은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32초99를 기록하며 일본의 다카기 나나(포인트 60‧8분32초87)에 이어 2위(포인트 40)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보름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설움을 씻고 올림픽 생애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김보름은 평창올림픽부터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의 1호 은메달리스트의 영예도 안았다.
태극기를 손에 쥔 김보름은 트랙 위에 내려놓은 뒤 관중석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자신을 응원해준 관중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사죄의 의미도 담았다. 이어 김보름은 천천히 트랙을 돌면서도 만감이 교차하는 듯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김보름은 경기를 마친 뒤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 생각나는 말이 ‘죄송합니다’ 밖에 없다”고 울먹이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보름은 “경기하는데 힘들었는데 관중들이 열심히 응원해 주셔서 최선을 다해 경기를 했던 것 같다”며 “이번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그래도 좋은 성적으로 끝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보름은 기뻐할 수 없었다. 김보름은 “저 때문에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방송카메라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트랙을 벗어났다.
김보름은 이어진 시상대 위에서도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올림픽 역사상 가장 무거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