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과 평택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폭탄이 터지면서 해당 지역 아파트 전셋값과 매맷값이 연쇄하락하고 있다. 이미 ‘역전세난’이 현실화하면서 매매에서도 매수자 우위시장이 형성돼 추가적인 집값 하락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역전세난이란 세입자가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는 전세난과는 반대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경우 빈집이 늘어나면서 세입자 구하기에 걱정이 앞선 집주인이 전셋값은 물론, 매맷값까지 내리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올 이사철(3~5월) 입주 물량이 집중된 평택(3781가구)과 화성 동탄2(2805가구), 김포 한강(2307가구) 등에서는 이미 전셋값 하락으로 인해 매맷값까지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평택의 전셋값 변동률은 -0.04%를 기록했다. 매맷값은 0.04% 올랐으나, 주변 지역인 광명(0.09%)과 의왕(0.07%) 등의 절반에 불과했다. 동탄의 전셋값 변동률은 보합(0.00%)으로 매맷값도 0.12% 오르는데 그치면서 광교(0.34%)와 분당(0.26%)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제 지난달 입주에 들어간 경기 화성시 동탄2택지개발지구 소재 대림산업 ‘e편한세상 동탄’ 아파트의 전용면적 84㎡ 저층 매물은 최근 3억3000만~3억4000만원대에 손 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분양가(3억3000만원~3억6000만원)보다 크게 800만원까지 낮은 수준이다.
e편한세상 동탄 단지 인근 B공인중개업소 직원은 “전셋값이 워낙 낮게 형성된 데다, 최근 입주가 시작되면서 대출 등으로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면서 “300만원에서 800만원까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인데, 주변 입주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입주 대란이 예상되면서 건설사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각 건설사마다 입주 담당 인력을 늘리고 있고 일부 대형 단지에는 전담팀을 마련해 놓았다.
GS건설은 기존 서울 ‘대치자이갤러리’와 부산 ‘연산자이갤러리’에서만 입주 관리를 전담해 왔는데 최근 동탄권, 평택권 등에도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동탄자이파밀리에’가 3월 입주를 시작하고 ‘평택 자이더익스프레스 2차’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대림산업은 오는 6월 말 입주 예정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에 입주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시공·설계·분양·하자보수·자금·금융·상업시설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자 30~40여명이 입주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올해 ‘김포풍무 2차 푸르지오’,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등 3만4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대우건설도 20여명 규모의 입주 관리 전담 인력을 운용하며 준공 단지를 챙기고 있다.
‘힐스테이트 운정’, ‘송파 헬리오시티’ 등 대단지 준공이 많은 현대건설은 △개별현장 전담팀 △입주지원팀 △현장 AS센터 △하자관리시스템 등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입주 한달 전부터 입주 후 3개월까지 하자 보수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1만3800여 가구를 준공하는 롯데건설도 단지 가격동향을 수시로 점검하고 내부적으로 입주 촉진금 등 지원방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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