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세계랭킹 50위’의 반전 레이스…봅슬레이 4인승 ‘기적의 은메달’ 쾌거

[한국 봅슬레이 은메달 (평창=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5일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서 공동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세계랭킹 50위에 불과한 한국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이 올림픽 무대에서 기적의 레이스를 펼쳤다. 봅슬레이 2인승의 부진 아픔을 씻어낸 환상적인 주행으로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의 쾌거다.

원윤종-전정린-서영우-김동현로 구성된 한국 봅슬레이 4인승 팀은 25일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 오픈 4인승 경기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16초38로 전체 29개 출전 팀 가운데 2위를 차지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100분의 1초까지 기록이 같은 독일 팀과 공동 은메달이다.

금메달은 원윤종처럼 '파일럿'인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가 이끄는 독일 팀(3분 15초 85)에 돌아갔다. 앞선 2인승 경기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한 프리드리히는 이로써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니코 발터가 이끄는 다른 독일 팀(3분 16초 38)은 100분의 1초까지 한국 팀과 기록이 같아 역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은메달은 한국 봅슬레이가 올림픽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종전까지는 원윤종-서영우가 이번 대회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에서 거둔 6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봅슬레이 4인승은 메달권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메달을 바라본 건 봅슬레이 2인승이었다. 봅슬레이 2인승은 2015-2016시즌 월드컵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성적을 냈다.

반면 봅슬레이 4인승은 한 번도 상위권 입상을 하지 못했다. 세계랭킹도 출전 팀 가운데 최하위인 50위였다. 평창올림픽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시즌 월드컵을 완주하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메달 획득은 꿈 같은 일이었다.
 

[25일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4인승 4차 주행에서 원윤종-서영우-김동현-전정린 조가 피니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봅슬레이 4인승 팀은 기적의 레이스를 펼쳤다. 스타트 4초90대의 약점을 주행에서 만회하며 1차 주행 48초65, 2차 주행 49초19로 중간합계 2위에 오른 뒤 3차 주행에서 48초89를 찍으며 합계 2위를 유지해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마지막 메달이 결정되는 4차 주행에서도 49초6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확보했다. 프란체스코 프리드히리가 이끄는 독일 팀이 한국에 이어 4차 주행을 실수 없이 마치며 최종합계 3분15초85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가져갔다.

경기를 마친 뒤 원윤종은 “믿기지 않는다. 상상하던 일이 결과로 이어지니 꿈만 같았다”며 감격한 뒤 “많은 분들이 우리에게 4인승은 안 될 것이라 말했지만, 시즌 초부터 중반까지 많은 것을 준비했다. 테스트도 많이 했고 준비 과정도 탄탄했다. 그런 과정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기대하지 못했던 값진 은메달. 원윤종, 서영우는 봅슬레이 2인승의 아쉬움을 털어내며 전정린, 김동현과 봅슬레이 4인승에서 하나로 뭉쳐 평창올림픽 페회식이 열리는 마지막 날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평창올림픽 대장정을 마무리한 한국은 이날 여자 컬링에 이어 봅슬레이 4인승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최종합계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수확, 종합 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