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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부재’ 롯데지주 내일 주총…황각규 비상경영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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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8-02-2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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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지알에스 등 6개사 합병안 의결…신동빈, 日 롯데 지분율 4%까지 올려 경영권 방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사진=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회장의 구속으로 창립 50년 만에 첫 ‘총수 부재’ 사태를 맞은 롯데그룹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그룹 2인자인 황각규 부회장을 필두로 비상경영 체제가 가동됐지만, 신 회장이 지난 21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한일 일체형’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역사상 일본인의 단독 경영체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1948년 일본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주식회사롯데를 설립한 이후 70년 만에 처음이다.

재계는 오는 27일 예정된 롯데지주 임시주주총회가 신 회장의 유고(有故) 이후 황각규 대행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주총에서는 롯데지알에스,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등 6개사의 투자 부문을 분할해 지주사에 합병하고 롯데아이티테크가 지주에 흡수합병되는 안을 다룬다. 

안건이 무리없이 통과되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 출범으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할 수 있어 신 회장이 추진해온 ‘뉴롯데’를 향한 투명경영에 중대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안건 통과 과정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 변수다. 분할합병 등 회사 지배구조 개편 안건은 특별결의 사항이라, 의결권 있는 주주의 3분의 1 이상이 주총에 참석하고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신 회장은 자신의 지분(10.41%)을 포함해 특수관계인과 계열사 지분을 합쳐 우호 지분을 43.88%가량 확보해둔 상태다. 롯데지주 측은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롯데 측 주식이 50%에 육박해 특별한 반대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럼에도 신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난 일본 롯데홀딩스가 99%의 지분을 보유한 호텔롯데(롯데지주 지분 6.5% 보유)를 활용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심사다.

이 때문에 재계는 ‘황각규 부회장의 역할론’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황 부회장은 당장은 주총에서 우호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일본인 주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최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구속 당일 입장문을 내고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 사임과 해임을 촉구했다. 사임 이후에도 이사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재계는 신 전 부회장이 오는 6월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또 한번 표대결을 통해 경영권 복귀 시도를 할 것이란 관측이다.

황 부회장은 주총 이후에는 중단됐던 지주사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야한다. 현재까지 롯데지주는 계열사 90여개 가운데 절반이 안되는 42개만 편입한 상태다.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호텔롯데 상장·합병 작업이 신 회장의 구속으로 올스톱 된 터라, 황 부회장의 부담은 더욱 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최근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을 대폭 끌어올리며 ‘개인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롯데그룹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기존 1.38%에서 4%까지 늘어났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롯데지주를 통한 조직개편 작업을 추진해오다가 영어의 몸이 되자, 지분을 통한 경영권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롯데지주→호텔롯데→일본 롯데홀딩스로 이어지는 한일롯데 지배구조에서 지분율 확대라는 가장 확실한 카드를 쓴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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