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가 연극, 문학, 영화, 학계에서 발화하더니 마침내 종교계까지 들불처럼 번졌다. 시중 여론은 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한다. 좀 더 강경한 측은 지금까지의 ‘미투’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결국 올 것이 오고 있다고 한다.
즉, 잠복해 있는 피해자들의 분노와 인내가 화산의 용암처럼 땅 밑을 흐르면서 폭발할 출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결코 그대로 은폐되지 않으며, 그 파괴력은 상상을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한다. 그런 사태가 오지 않길 바라지만 만약 폭발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고, 그 결말은 매우 참담할 것이다.
〈중용(中庸)〉 첫 장에 “숨은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고, 미세한 것보다 더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莫見乎隱 莫顯乎微(막현호은 막현호미)”라는 말이 나온다.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해서 저지르지만 결국 알려지고, 아무리 잘 숨기고 감춰도 만천하에 드러난다는 뜻이다.
케케묵은 시대착오적 느낌을 줄지 모르지만 오늘날도 절대 필요한 잠언이다. 혼자 있을 때도 조심하고 삼가는 사람이, 남과 같이 있을 때는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행실이 반듯할 수밖에 없다. 곱씹어봐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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