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를 꿈꾸시나요"…대학가로 번진 '미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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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8-02-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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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점, 학위 둘러싼 권력관계 작동…대학가 고질적 병폐

[아주경제 DB]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대학가에도 번지고 있다.

대학생과 대학원생, 조교 등을 대상으로 한 교수의 성희롱, 성폭력 문제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학점, 학위를 놓고 교수와 제자 사이에 철저한 권력관계가 작용하면서 성희롱, 성폭력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각 대학 익명 게시판에는 교수들의 성희롱 의혹을 폭로하는 글이 잇달아 게시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의 모 사립대 단과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미투 성추행'이라는 제목으로 이 대학 교수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졸업을 앞두고 힘들었던 시절 교수님 방에서 껴안고 뽀뽀하려 (해서) 겨우 빠져나와 떨면서 도서관으로 향했다"며 "당시 교수가 여행 가자, 애인 하자는 등 문자를 보내며 혼자 늦졸업생인 것을 위로해주는 척하며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대학의 익명 게시판에도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강사, 교수 등이 학생들에게 성희롱을 당연하듯 말하고 학생을 애인, 노예쯤으로 여기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대학 측이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다 같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인을 꿈꾸고 있다는 익명의 글쓴이는 "저도 ○학과 ○교수님에게 여쭈고 싶은 게 있다. 여전히 '은교'를 꿈꾸시나요?"라며 "우리의 목소리가 모여 잘못된 교육을 바로잡고 우리와 우리의 후배들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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