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26일 최근 충남도의회에서 폐지 의결된 충남인권조례와 관련해 “인권 도정은 민주주의자로서 저의 소신이며 신념”이라며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인권조례를 지켜내겠다”고 역설했다.
안 지사는 26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인권조례 폐지조례안 재의 요구를 공식화 했다.
안 지사는 이 자리에서 우선 충남도의회가 인권조례를 폐지 의결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안 지사는 “인권은 양도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인류의 숭고한 가치로, 인권이 정쟁이나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도의회에 폐지조례에 대한 재의를 요구하는 구체적인 이유로 다섯 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맨 먼저 안 지사는 인권수호는 지방정부가 포기할 수 없는 의무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기본 틀인 인권조례를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지방정부는 주민 삶과 가장 가까이 있는 국가의 일부로, 지방정부가 인권행정을 외면한다면 많은 도민들이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두 번째 이유로 인권조례 폐지는 헌법과 국제인권법이 지방정부에 부여한 인권보장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이번 폐지조례안이 지방정부의 인권 책무를 부정하는 등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안 지사는 “충남도의회는 ‘앞으로 충남도민의 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정책은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처리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이는 인권에 대한 지방정부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이며 인권 증진을 위해 그동안 충청남도가 기울인 노력을 송두리째 폐기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세 번째 이유로 안 지사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도 헌법으로 보호받고 있다면서 차별과 배제를 목적으로 발의된 폐지조례안은 헌법과 국내법, 국제인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권조례로 인해 동성애자가 증가하고 에이즈 환자 발생이 우려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러한 주장은 성소수자에 대해 낙인을 찍는 것이며 오히려 에이즈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유엔을 비롯한 전문가의 지적이라고 부연했다.
안 지사는 또 조례폐지안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인권조례를 근거로 설치·운영 중인 충남인권센터와 인권증진팀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조직 편성권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재의 요구의 마지막 이유로는 이번 인권조례 폐지가 도내 수많은 인권약자를 비롯한 도민의 이익과 권리를 광범위하게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조례 폐지가 공익에 기여한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는 반면, 피해는 명확하다는 점을 들었다.
안 지사는 인권조례라는 중대한 문제는 일부의 주장과 압박이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공익의 기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며 “이에 충남도는 지방자치법 제107조에 따라 충남인권조례 폐지조례안에 대한 재의를 의회에 엄숙히 요구한다”고 선언했다.
안 지사는 재의 요구 공식화에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인권에는 단 한 명의 예외도 있을 수 없다”면서 “그 누구의 인권이라도 부당하게 침해된다면 그것은 바로 민주주의와 공동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안 지사는 “저는 인권도정을 결코 양보할 수 없으며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인권조례를 지켜낼 것”이라며 “이것이 민주주의자로서 저의 소신이자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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