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우선차로제' 법적 근거없는 '편법'…혈세 800억만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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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진순현 기자
입력 2018-02-2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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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선차로제' 현행법 무시한 편법 운영 중단해야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 [사진=오영훈 의원실 제공]


‘제주형 대중교통 우선차로제(이하 ‘우선차로제’)‘ 시행이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특히 제주도가 법적 근거조차 갖추지 못한 채 섣불리 나서 혼선 행정을 불러일으키면서 혈세 800억원만 낭비하는 꼴이 됐다.

제주도는 그 동안 중단했던 우선차로제 위반 차량에 대한 단속을 3월 1일부터 재개시하고, 중앙우선차로 구간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2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에 따르면 경찰청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 ‘우선차로제’의 지속적 운영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올해 1월부터 우선차로제 위반사항에 대한 단속을 본격적으로 실시해 왔다. 그 결과 도로 구조상의 문제로 인해 보름 간 누적 적발 횟수가 무려 4655건에 달하자 단속 무기한 유예 결정을 내린바 있다. 해당 건수는 과태료만 2억40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러자 도는 현행 우선차로제는 ‘도로교통법’이 아닌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에 근거, 매달 고시를 반복해 내리는 운영 방침을 세웠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15조가 규정하고 있는 ‘버스전용차로’가 36인승 이상 버스·어린이 통학버스 등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과 달리, 우선차로제는 택시와 36인승 미만 전세버스 등까지 대중교통으로 보아 우선차로 통행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경찰청은 도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이 버스전용차로 위반차량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시행일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을 수차례 제시해 왔다.

하지만 도가 이를 무시하고 ‘우선차로제’ 운영을 강행해왔으며, 당초 경찰에 의해 시행되어야 하는 위반차량에 대한 단속 및 범칙금 부과는 도로교통법에 근거하지 않은 우선차로제 운영 구조상 불가능해진 상태다.

결국 도는 궁여지책으로 도 소속 자치경찰단에게 단속과 과태료 부과 업무를 이임시켜 놓은 상태다.

법제처는 지난 21일 우선차로제 운영과 관련, 제주경찰청이 중앙경찰청을 통해 의뢰한 정부유권해석에 대해 반려 처리했다.

이를 두고 오영훈 의원은 “도로교통법과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의 소관 행정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경찰청의 문제의식과 같은 입장임을 법제처 회신 공문을 통해 밝히면서, 실질적으로 행정기관들 사이에 견해의 대립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 법제처가 소관부처의 해석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반려 처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또한 “도 예산 800여억 원을 투입해 시행한 우선차로제는 막대한 혈세를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유관부처와 미협의된 제도 강행 등 부실한 운영으로 비판에 시달려 왔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오 의원은 “국토부의 경우, 우선차로제 시행과 관련해 제주도와 협의한 내역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며 “행정상의 불법성은 도민 사회에서 여러 차례 지적돼 왔으나 도는 오히려 그 때마다 국토부와 긍정적인 협의 중이라고 대응해 왔지만 정작 국토부는 도로부터 협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질책했다.

이어 “원희룡 지사의 성과지상주의 행정으로 반년 넘도록 제주도의 교통 정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법적 근거조차 갖추지 못한 ‘혼선 행정’은 결국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과태료 부과에만 혈안이 된 엉터리 단속 계획을 당장 중단하고, 유관부처와의 지속적 협의를 통한 법적 근거 마련이 선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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