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5G(5세대 이동통신)를 이끌어가기 위해 안전성에서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5G 시대 통신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얼마만큼 안전하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박정호 사장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위치한 페어몬트 레이 후안 카를로스 I(Fairmont Rey Juan Carlos I)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5G가 오프라인 세계를 콘트롤하고 관제한다고 할 때, 안전성은 사업자의 가장 큰 경쟁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5G망의 안전성은 케파(생산규모), 요금보다 훨씬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5G 유스케이스(use case)에 대해서 망의 안전성이 그만큼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결국 통신사업자가 5G 망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보호하는데 얼마만큼의 투자를 쏟고 있냐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맞춰 박 사장은 양자암호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를 구축하기 위해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 통신기술로,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현존하는 최고의 통신 보안기술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약 700억원으로 IDQ 주식을 50% 이상 취득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 소식에 글로벌 사업자들도 깊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박 사장은 “양자암호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도이치텔레콤도 이번 MWC에서 같이 협력하자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오갔다”면서 “오프라인 사물들이 무선화되는 5G 시대에는 안전이 통신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글로벌 회사들이 한국시장으로까지 진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과적으론 이러한 회사들을 국내에서 벤치마킹해 국부까지 창출해 나갈 수 있다는 게 박 사장의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박 사장은 앞으로 5G시대가 물질 세계(Real World)와 IT세계를 연결하는 최초의 인프라인만큼, 전혀 새로운 서비스 등장으로 생활의 진화를 촉진할 것이라 강조했다. 최근 데이터의 활용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사장은 “4G가 무선화에 대한 개념이었다면 5G는 물질세계와 IT 세계가 연결될 것”이라면서 “그 연결의 중심은 데이터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기존에는 데이터를 해석하는데 사람의 직관, 경험을 이용했지만, 5G 시대에는 물질세계 데이터를 IT화 시켜서 모든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이를 또 다시 분석해 내면 새로운 결론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다가오는 5G시대에 발맞춰 조만간 이동통신 고객 서비스의 대대적 혁신도 예고했다.
박 사장은 “MNO에 대한 극심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면서 “기존 가입자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 말고,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MNO로 바꾸려고 한다. 지금까지의 낙전 수입은 과감히 걷어내서 돌려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MNO 개편은 이르면 3월 말 경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마음껏 LTE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업계 최초로 출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고객들의 어떠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요금제 개편 신호탄을 울릴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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