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메리츠종금증권 ]
"메리츠종금증권은 의사결정에서 경쟁사보다 훨씬 빠르다. 부동산금융 강자로 올라선 비결에도 이런 조직 문화가 있다."
27일 한 증권사 부동산금융 담당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을 이렇게 평가했다. 실제로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은 소통과 속도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고수해왔다. 메리츠종금증권 임직원은 복잡한 보고체계 없이 수시로 만나 일을 처리한다.
최희문 부회장은 2009년 메리츠종금증권 전신인 메리츠증권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이듬해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합금융이 합병했고, 그는 통합 증권사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에 올랐다.
2009년까지만 해도 자기자본이 수천억원대에 머물렀었다. 이제는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늘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됐다.
이러는 과정에서 최희문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통합 증권사 대표로 부임해 지속적으로 체질개선을 이뤄냈고, 이제는 수많은 경쟁사 사이에서 롤모델로 자리잡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4년 말 아이엠투자증권을 추가로 사들였다. 이듬해에는 4000억원대 유상증자로 다시 한 번 덩치를 키웠다. 2016년 메리츠캐피탈 지분을 인수하고, 7000억원어치 상환전환우선주(RCPS)도 발행했다.
모두가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늘려 종합금투사업자로 올라서기 위해서다. 그래야 2020년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돼도 기업금융을 이어갈 수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스스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강점으로 꼽는다. 최희문 부회장은 실무자와 임원을 나란히 참여시키는 회의 문화를 정착시켰다. 돈을 벌면 50%를 성과급으로 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시스템도 그가 내놓은 작품이다.
최희문식 리더십에는 미국 월가에서 쌓은 내공도 영향을 줬다. 중학교 1학년 때인 1978년 미국으로 간 그는 미 애머스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한 뒤에는 뱅커스트러스트에 기업금융 애널리스트로로 입사해 월가에 첫발을 내디뎠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과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그는 25년 만에 귀국해 새 도전을 시작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근무처인 삼성증권에서 승부수를 던지며 '여의도 이단아' 등장을 알렸다. 그는 당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기업신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상품인 FTD(first to default)를 선보였다. 기업 자금조달 부문에서 큰 성과를 냈고, 삼성증권에도 짭짤한 수익을 안겼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제 여섯 번째 초대형 IB를 준비하고 있다.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불려야 한다. 일찌감치 초대형 IB로 나선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다. 최희문 부회장에게 진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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