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스마트폰을 만들겠다.”
황정환 LG전자 MC(모바일)사업본부장은 2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8’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거 수십년간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게 고객들이 제품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봤을 때”라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황 본부장이 작년 11월 취임 이후 공식적으로 기자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MWC 2018에서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LG V30S 씽큐(ThinkQ)'를 공개하고 첫 데뷔전을 치른 그는 담담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올해 사업 방향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본질’에 집중해 고객 ‘신뢰’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고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기능을 재정의하고 LG전자가 잘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황 본부장은 “경쟁사를 따라하는 식의 혁신 때문에 (스마트폰) 가격이 올라간다”며 “고객이 많이 쓰는 기능인 ‘오디오(Audio), 배터리(Battery), 카메라(Camera), 디스플레이(Display) 등 총 4가지 ‘ABCD’로 대표되는 핵심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11분기 연속 적자인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 처절한 반성문도 써내려갔다.
황 본부장은 “LG는 과거 가죽 적용, 커브드, 풀비전 등 남들보다 앞서 혁신에 주력해 왔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제조사가 드라이브를 거는 부분과 고객이 생각하는 부분은 다르다는 것을 알았고 경쟁사를 따라가다 보니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원가구조를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사업전략을 속도보다는 방향과 질에 집중하기로 했다. 황 본부장은 흑자 전환과 관련, “사실 한 분기라든가 한 해를 흑자로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단기간 흑자가 아니라 지속적인 흑자를 낼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발표한 신제품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적자 늪에 빠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G6 후속작의 브랜드 네이밍 변화나 G·V시리즈를 통합할 것이라는 소문은 일축했다.
황 본부장은 “브랜드의 교체나 변화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기획돼 왔어야 하는 부분이라 너무 서둘러서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며 “당분간 큰 변화 없이 올 상반기 프리미엄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략으로는 기능 추가, 색상 다양화 등으로 제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변화를 줄 계획이다.
황 본부장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V30에 라즈베리 로즈 컬러를 추가하니 판매가 증가한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좋은 제품을 오래 쓸 수 있게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부여했고, 이런 방식이 하나의 추세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변화 없이는 LG전자 모바일 사업이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변화하고자 한다”며 “이제는 고객이 안심하고 오래 쓸 수 있는 LG전자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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