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장들이 대(對) 중국 스마트폰 사업 행보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점유율이 한자리 수대로 떨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값싼 가격을 장점으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더니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급성장한 탓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모바일·IT)부문장(사장)은 26일(현지시간) ‘갤력시S9’ 언팩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시장은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라며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중국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점유율은 1%까지 주저 앉아 중국시장에서 영향력이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재진입을 위해 조직개편 등 구조적인 혁신 작업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고 사장은 “지난해 5월부터 현지 판매 조직을 한 단계 축소한 23개로 개편했다”며 “이 덕분에 신속한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 사장은 “무너지는 것은 굉장히 빨리 무너지지만, 이를 다시 회복하고 원상복귀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일단은 제 스스로가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다짐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회복 의지는 있지만, 시간을 갖고 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 사장은 “중국에는 매달 방문하고 있다”며 “바뀐 리더십에 권한을 주고 잘 화합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 중이니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도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시장에 잘 못하고 있다”며 “이는 LG전자뿐만 아니라 경쟁사도 고전하고 있어 많은 고민이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황 본부장은 “중국은 상당히 큰 시장으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서 중국 시장에 대한 전략을 준비해서 다가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출시 행보는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9을 다음달 16일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출시되는 국가에 미국, 유럽과 함께 중국을 포함시켰지만, LG전자는 V30S 씽큐 출시 국가를 미국, 유럽 지역으로 한정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도 직면했지만, 점유율 및 수익성 방어에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 사장은 “인도 시장에서 작년 4분기 수량 기준으로 점유율 1위를 놓친 것은 사실이어서 주의 깊게 보고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압도적인 1위”라며 “제품 포트폴리오와 현지 유통전략 등에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는 만큼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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