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워라벨', 협동조합으로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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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8-03-0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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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희 가지가지살롱 협동조합 이사

[이선희 이사]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꾸준히 증가해 2009년에는 남성을 앞질렀다. 그러나 여성의 고학력 추세와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비율은 58.4%에 불과하다. OECD 평균(63.6%)보다 5.2%p 낮은 수치다.

이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특히 한국 여성은 20대 후반까지는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당이 높지만 30대 이후에는 그 비율이 급격히 감소한다.

이 시기,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다른 세대 여성들보다 가정에서 많은 역할을 부담한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노동시장에 재진입 해도 여성들은 양질의 일자리 보다 저임금·비정규직에 집중 고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유지하면서 육아를 비롯한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없을까. 최근 이에 대한 해법으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으로 협동조합 설립이 용이해지면서 협동조합의 형태로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협동조합은 공동의 목적을 가진 다섯 명 이상이 모이면 모든 종류의 사업(금융 및 보험업 제외)을 진행할 수 있는 사업체다. 협동조합의 형태로 창업 하거나 준비하는 여성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과 재능을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을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창업은 경단녀들의 '워라밸' 갈증 해소에 탁월하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의미하는 워라밸은 기본적으로 동료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협력이 수반돼야 가능하다. 육아와 가사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경제활동을 재기한다고 해서 바로 이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협동조합은 일반 경제조직과 비교해 상호신뢰와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유지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그러나 협동조합이 단순히 조직 내 협동을 통해서만 유지되거나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협동조합 역시 기업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익창출이 필요하다. 따라서 협동조합 설립 전 설립하고자 하는 협동조합의 수익 모델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판로개척도 고민해야 한다.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더라도 상품 및 서비스를 판매할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초기 협동조합의 경우 실적이 부족하다보니 구성원들의 능력과 무관하게 일반 시장 조직으로부터 사업을 의뢰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 따라서 협동조합이라는 법인이 법인으로 지속가능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 작업과 노력이 필요하다.

종합해 보면 협동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설립에 참여한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는 지 서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조합원이 될 구성원들은 공통의 목적, 민주적인 운영,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 등에 관해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특히 오랜 기간 경력이 단절된 경우 서로 일할 수 있는 내‧외적 조건과 환경이 구축됐는지, 사업의지와 배려는 갖춰졌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렇게 만만하지 않은 준비과정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창업 모델로 협동조합이 추천되는 이유는 협동조합이 결사체로서 갖고 있는 가치들이 여성의 워라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일자리야말로 여성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데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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