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연임에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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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3-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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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방보험 경영권 中 금융당국 접수…뤄젠룽 단독 대표 어려워

  • 중국자본 새로운 CEO 선임 곤혹…이달 초 이사회서 최종 결정

[사진=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사태로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사진)의 연임에 청신호가 포착됐다. 대주주 안방보험의 경영권이 중국 금융감독 당국에 접수되면서 중국인 뤄젠룽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서기 어려워진 덕이다. 지배구조 변경이라는 혼란 속에서 '위기 해결사' 구 사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오는 26일 주주총회에 앞서 임기만료를 맞은 구 사장의 연임 문제를 결론지어야 한다. 이르면 이달 초 이사회에서 구 사장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연임 불가' 예측됐으나 지배구조 급변에 상황 반전

최근 보험업계는 구 사장이 연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임기 중인 지난 2016년 육류담보대출(미트론) 사기 사건이 발생해 3176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행보를 보더라도 구 사장의 연임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5년 9월 동양생명 인수 직후 구 사장을 제외한 이전 이사회 인원을 전부 교체했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동양생명 출신 임원을 내보내고 그 자리를 중국인 혹은 중국과 연관이 있는 인물로 채워왔다. 이 와중에 지난해 9월 뤄젠룽 당시 부사장이 구 사장과 동격인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구 사장이 임기를 마치면 뤄젠룽 사장의 독자경영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안방보험의 경영권이 중국 금융감독 당국으로 넘어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중국 정부가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안방보험그룹 회장을 경제 범죄로 기소할 것이 확실시 되면서 그와 함께 일했던 안방보험 출신 임원들이 계열사 사장직에 오르기 어려워진 탓이다. 뤄젠룽 사장은 안방생명보험 부총경리 등을 역임해 안방보험그룹 인물로 꼽힌다.

◆ '위기 해결사' 또다시 중용되나?

현재 대주주 지배구조가 급변한 혼란스러운 상황을 감안하면 구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동양생명 CEO로 선임된 이후 위기 해결사 역할을 맡았던 구 사장의 이력을 감안하면 다시 한 번 중용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구 사장이 처음 동양생명 사장에 취임한 2012년 당시도 회사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동양그룹 회생을 위해 마지막 카드로 내놓은 동양생명 매각이 불발된 직후라 내부 동요가 컸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도 전에 동양그룹 법정관리 불똥이 튀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나흘 동안 850억원 규모의 보험해지 환급금이 지급될 정도로 고객 이탈이 극심했다.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 구 사장은 돌파구를 만들었다. 민감한 영업조직의 동요를 가라앉히기 위해 영업현장을 누볐고, 동시에 동양그룹과 연관성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계열 분리까지 마무리했다. 그는 '동양생명은 동양그룹과 별개'라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함께 직접 홍보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동양생명이 안방보험에 피인수되는 시기에도 구 사장은 회사를 지탱했다. 국내 보험사가 중국계 자본에 인수되는 일은 처음이라 금융당국의 인가 절차도 복잡했고, 회사 안팎으로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영업조직 등 회사 내부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비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대주주들이 국내 보험시장을 잘 알 수 없어 갑작스레 새로운 CEO를 선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구관(舊官)인 구 사장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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