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설 명절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기저효과 등으로 마이너스 전환이 우려됐으나 반도체와 선박 등 호조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액이 448억8000만 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달보다 4.0%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은 지난 2016년 11월 이후 16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달의 경우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2.5일)와 중국 춘절 연휴, 지난해 2월 20.2% 증가율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이 겹쳐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조업일수 요인을 배제한 2월 일평균 수출이 역대 2월 최대 실적인 23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증가세를 유지했다.
산업부는 △전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수입 수요 증가 △정보기술(IT)·반도체 경기 호조 △유가·주력 품목 단가 상승 등을 수출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품목별로는 13대 수출 주력 품목 중 반도체(40.8%↑), 선박(40.3%↑), 컴퓨터(29.5%↑), 석유제품(15.8%↑) 등 5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는 90억1000만 달러, 컴퓨터는 8억6000만 달러를 수출해 각각 역대 2월 최대 수출 중 최대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는 17개월, 컴퓨터는 11개월 연속 증가다. 석유화학도 수요 증가와 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단가 상승으로 17개월 연속 수출이 늘었다.
반면 일반기계(-3.0%), 자동차(-14.4%), 디스플레이(-22.4%), 가전(-20.5%) 등 8개 품목의 경우 최종재 판매 부진, 경쟁 심화, 해외 생산 확대로 수출이 줄었다.
고부가가치 품목 중에서는 복합구조칩 집적회로(MCP) 수출이 74.2%나 늘었다. 반도체 적용 범위와 용량 지속 확대가 상승세 원인으로 분석된다. 차세대 저장장치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도 국내 기업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65.2% 늘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스마트폰 시장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8.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對) 중국 수출(115억3000만 달러)이 3.7% 늘어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세안(76억2000만 달러·4.9%↑), 일본(24억9000만 달러·21.6%↑), 인도(11억6000만 달러·2.9%↑) 등으로의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미국 수출은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섬유 부문 부진으로 인해 전년보다 10.7% 감소했다. 대미 무역흑자 규모도 작년 동기보다 76.9% 감소한 3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2월 수입은 415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8% 늘었다. 무역수지는 33억1000만 달러 흑자로 73개월 연속 흑자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주력품목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대내적으로 환율 변동성 확대, 기저효과, 주력 품목 해외생산 확대, 선박 수출 감소 등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글로벌 경기 확장세에 따른 수입 수요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우리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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