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14년 박원순 시장 선거캠프에서 성추행이 있었다는 주장이 일파만파 커지자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해 살펴보기로 했다.
시가 아닌 제3의 기관에서 사건 발생부터, 사후처리 과정까지 등 전반을 따져본다. 만일의 법적 사안으로 확대될 땐 경찰이나 검찰 등 국가기관에 위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종욱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일 긴급 기자설명회를 열어 "피해자를 보호하고 옳게 해결키로 했다. 입장에 따라 왜곡될 수 있지만 사실을 정확히 밝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부시장은 서울시 차원에서 자체 대응보다 별도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객관적으로 처리할 것을 알렸다. 위원회는 여성문제 전문변호사 1인를 비롯해 민변과 성폭력상담소 등의 추천을 받아 총 3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젠더전문관을 추가 마련코자 한다. 서울시는 이 절차까지 관여하고, 이후에는 모든 역할을 위원회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위원회는 만일 필요하다면 박 시장에 대한 조사여부도 결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부시장은 "위원회 구성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또 조사 시기도 매우 유동적"이라며 "당장 피해여성의 동의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런 서울시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에서 피해자 보호조치가 적절했는지도 들여다볼 것"이라며 "향후 관련한 성추행 사실이 드러나거나 법적으로 처리될 게 있다면 국가기관에 정보를 제공·위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박 시장 캠프의 선거운동원으로 알려진 여성작가 A씨는 지난달 28일 본인 SNS에 "나를 포함한 다른 여성이 박원순 캠프 총괄활동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박 시장이 변호사를 통해 '다음 성추행은 없도록 지시하겠다'고 전해왔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박 시장이 시장 선거가 끝난 후에 변호사를 통해서 '미안하다. 다시는 그런 일 없게 하겠다'는 사과의 뜻을 전해왔다"고도 했다.
3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한 박 시장은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각계로 번지는 상황에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글을 올린 것이다.
박 시장은 "2014년 시장 선거캠프 강남지역 사무소에서 인연을 맺은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피해자가 안전하고 안심하며, 최종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글을 적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 공적기관에 엄정한 조사를 요청한다. 동시에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됐는지, 왜 당시에 문제 제기가 되지 않고 무마됐는지 모든 것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4년전 지방선거 때 강남연락사무소의 자원봉사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사자는 선거를 마치고 해당 여성의 문제 제기에 따라 공개사과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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