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양식품도 SNS마케팅 뭇매···불닭볶음면 광고에 ‘여성 비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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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3-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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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는 사람 외모 까는 광고” 비난 폭주…롯데푸드, ‘82년생 김지영’ 패러디해 진통 겪어

삼양식품은 여성 비하로 논란이 된 새 CM송 영상을 삭제하고 대신 사과문을 올렸다.[사진=삼양식품 인스타그램]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10년간의 매출 정체를 벗어난 삼양식품이 해당 제품의 새로운 CM(Commercial Message)송 때문에 소비자 외면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2일 삼양식품은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등 공식 SNS 계정에 올렸던 CM송을 즉각 삭제하고 대신 사과문을 올렸다.

논란은 삼양식품이 지난달 28일 게재했던 불닭볶음면 CM송 광고 영상에서 비롯됐다. 통통한 체형의 한 여성이 잠에서 깨 슈퍼에서 야식으로 불닭볶음면을 사온다. ‘먹는 동안 예뻐지는 중입니다’란 글귀와 함께 숫자가 100%까지 상승하는 것을 보여준다. 음식을 다 먹은 후엔 날씬한 다른 모습의 여성이 화장하고 스타킹 신고, 귀걸이 등으로 치장한 후 외출한다.

삼양식품 홍보마케팅팀은 해당 광고에 대해 ‘사랑에 빠지면 예뻐진다’는 속설처럼, 불닭볶음면에 빠지면 예뻐진다는 콘셉트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영상에서 불닭 먹고 난 전후에 왜 다른 사람이 되는지 모르겠다. 먹는 사람도 까고, 먹는 사람의 외모도 까는 광고 잘 봤다”, “페미니즘 상관없이 굳이 화장이나 귀걸이를 통해서 예뻐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또한 “맵고 짠 불닭을 안 먹으면 예뻐지겠네”,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말도 요즘 시대에 누가 씁니까? 여성한테 예뻐지라는 코르셋 좀 작작 씌워라”, “특정 성향 비하 의도가 없다면서 통통한 여성을 불닭 먹고 살 빠져서 이뻐지게 만들어냅니까?”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삼양식품은 해당 CM송 영상을 삭제한 후 사과문을 통해 “특정성향에 대한 비하나 희화화를 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오랜만에 새로운 CM송을 제작해서 의욕만 앞섰지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번 일과 관련 소비자 의견을 귀 기울이고 세심하게 헤아릴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또 “불닭볶음면 마케팅 관계자들은 모두 여성들이다. 남자는 단 한명도 없다”며 “이들 역시 4년만에 만드는 CM송에 열의를 담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지난 달에도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자사 장수 제품 ‘83년생 돼지바’로 패러디했다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원작 구절인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를 ‘나보고 관종이래’로 바꾼게 가장 큰 문제였다. [사진=롯데푸드 공식 인스타그램]


한편 롯데푸드는 국가대표 여자컬링팀 패러디 광고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이른바 ‘안경 선배’로 불리는 김은정 선수의 경기 모습을 한 여성모델이 재연한 사진과 함께 김영미 선수의 이름이자 유행어가 된 “영미야”란 문구를 넣어 자사 제품 ‘의성 마늘햄’을 홍보했다.

롯데푸드가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후원 활동을 하거나 선수들을 직접 모델로 발탁한 것도 아닌데 패러디 광고를 통해 여자 컬링팀의 인기에 편승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롯데푸드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롯데푸드는 지난 달에도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자사 장수 제품 ‘83년생 돼지바’로 패러디했다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원작 구절인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를 ‘나보고 관종이래’로 바꾼게 가장 큰 문제였다. 맘충은 엄마를 뜻하는 맘(mom)과 한자로 벌레를 뜻하는 충(蟲)을 합친 신조어로 민폐를 끼치는 아이엄마를 비하하는 말이다. 롯데푸드는 20~30대 워킹맘의 애환을 담은 문구를 ‘관종(관심을 받고 싶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란 단어로 가볍게 희화했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롯데푸드는 “패러디라는 요소에 집중한 나머지 책의 내용이 담고 있는 요소에 대한 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며 “온라인 콘텐츠를 게시할 때 검증 과정을 추가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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