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 내정자(왼쪽), 전영묵 삼성자산 사장 내정자 [사진=삼성생명, 삼성자산운용]
관심을 끌었던 삼성금융계열사 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올해 인사는 젊은 피 수혈, 실적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금융계열사의 경우 특정 학교, 특정학과 출신이 대거 약진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4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삼성금융계열사의 수장 격인 삼성생명의 CEO로 현성철 삼성화재 부사장이 내정됐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현 내정자는 1983년 제일합섬에 입사해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 상무와 삼성생명 기획관리실 상무, 삼성카드 경영지원실 부사장,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보험사뿐 아니라 삼성의 여러 계열사를 두루 경험한 인재라는 평가가 많다.
이후 이어진 인사에서 삼성자산운용 CEO로 전영묵 삼성증권 부사장이 발탁됐다. 전 내정자는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생명 PF운용팀 상무, 자산운용본부 전무직을 역임했다.
흥미로운 점은 현 내정자와 전 내정자 모두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 출신이라는 것이다. 삼성금융계열사 CEO로 내정된 4명 중 2명이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점이다. CEO 외에도 이번에 승진한 신원진 삼성증권 전무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학연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승진자 가운데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 가장 많다는 이유에서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내정자는 고려대 식물보호학과(현 생명공학부),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 내정자는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대학 동문이기는 하지만 학과까지 겹치지는 않는다. 전무 이상 승진자를 살펴봐도 동일한 학과 출신이 3명 이상 승진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도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과거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기 전 경영진단, 인사팀장 등의 핵심 보직을 맡아왔고 현재 이끌고 있는 사업지원TF 역시 그룹 계열사 임원 인사와 재무 등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학연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후보군 안에서 객관적인 능력을 평가해 금융계열사의 새로운 CEO를 내정했는데 우연히 같은 학교 출신이 많았다"며 "내부 감사가 강하기 때문에 학연이 작용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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