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민해도 괜찮아’ 저자인 이은의 변호사. [사진=북스코프 출판사 제공]
수원시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예민해도 괜찮아’라는 주제로 기념 특강을 개최한다. 초청 강사는 ‘예민해도 괜찮아’ 저서로 잘 알려진 이은의 변호사다. 8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수원시청 대강당(별관 2층)에서 열린다.
이번 특강은 성 평등 문화 조성을 위한 성인지(性認知) 감수성 교육 차원에서 마련됐다. ‘성인지’는 사회 전반에 걸친 성별 제도의 작동과 그 영향을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사회 각계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진행되는 것이어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변호사는 자기 자신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다. 만 4년을 대기업 삼성과 싸워 이긴 최초의 여성이다. 이후 로스쿨 진학 후 변호사가 되어 약자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녀의 저서도 이런 삶의 과정을 담은 자신의 이야기다.
여성가족부 법률지원 지정 변호사이기도 한 이 변호사는 ‘성희롱은 곧 힘희롱’이라고 강조한다. 적장 내 성희롱 문제도 성적 문제라기보다는 권력관계의 문제라는 것. 원만한 조직생활을 위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일단 넘겨버리는 약자의 패턴에서 문제가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그녀는 특강에서 남성 중심 사회에서 피해 입은 여성, 상사의 갑질에 고통 받는 이들, 청춘 열정을 악용당한 젊은이들을 위한 따뜻한 직설을 펼친다.
이 변호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내가 존중받아야 하고 나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지 못한 을들은 결국엔 존중할 줄 모르는 갑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 변호사는 ‘No(아니오)라고 대응하는 것은 예민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용기가 있어서 하는 행동’이며, ‘자기다움을 포기하고 다수의 입장에 서는 것은 겸손이 아니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것이 순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이 변호사는 결국 ‘예민함’을 ‘성평등 문화 조성을 위한 감수성’으로 정의하며, “예민해도 괜찮다”고 강조한다.
이현희 수원시 여성정책과 여성친화팀장은 “많은 시민, 공직자가 교육에 참여해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성 평등 문화 조성에 앞장서길 바란다”면서 “여성 권익을 높이고 성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참정권, 평등권, 인권을 요구하며 시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75년 UN(국제연합)에서 매년 3월 8일을 기념일로 지정한 날이다. 여성의 정치·경제·사회적 권리를 되새겨 보고 성평등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길을 모색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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