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구원 소속 A씨는 수년 동안 부서장의 허가 또는 출장명령 없이 근무지를 벗어나 대외활동을 벌였지만 그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이는 비단 A씨 뿐만 아니라 공공연하게 있었고, 심지어 2013~2016년 직원 50여 명은 출장명령만 받고 200건이 넘는 대외활동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 싱크탱크라 불리는 이 기관은 2013년부터 4년간 가진 자체연구과제 총 883건 가운데 20건을 특별한 사유 없이 보고서를 장기 지연하거나 미발간했다.
서울시 산하기관에서 조직이나 인사, 예산 등 경영전반의 부정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박원순 시장이 전면에 나서 청렴하고 책임있는 공직사회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실무들은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5일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 보고한 '3/4분기 자체감사결과 및 조치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런 불편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서울연구원은 인사규정과 어긋나게 기능직 직원의 일반직으로 전직 추진 등 모두 7건이 지적돼 주의요구 및 통보 처분을 받았다.
서울시체육회의 경우 21건의 지적사항이 발생했다. 현 직장운동경기부 정구팀 감독 B씨는 과거 서울시 정구연맹 전무로 재직 중 전국체전 대비 훈련비 등을 유용한 비위사실이 입증됐지만 버젓이 현장에서 후배를 양성했다. 경기지도자로 품위 손상과 시의 명예를 실추시켰지만 규정에 따른 면직이나 해임 등의 조치는 없었다. 아울러 잠실합숙소 내 집단급식소 주·부식 납품업체 선정 시 공개경쟁입찰 등 절차 없이 내부의 결재만으로 절차를 마쳤다. 당연히 계약서 작성은 생략됐다.
앞서 박현정 전 대표와 정명훈 전 상임지휘자 간 갈등으로 내홍을 치른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엉터리 운영은 여전했다. 직원채용 과정은 지침과 맞지 않았고, 직원 성과지표(KPI) 평가는 공정성이 부족했다. 외국인 단원이 쓰는 임차주택은 지도감독이 소홀했으며, 취소된 예약항공권으로 여비가 지급되기도 했다. 대규모 야외공연 시행 때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아 안전불감증 논란도 불렀다.
서울문화재단에서는 예산낭비 등의 질타가 집중됐다. 협상에 의한 45건의 계약 진행 당시, 규정을 위반해 내부직원이 포함(88명)된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꾸렸다. 61건 758만5300원의 초청인사 식비를 업무추진비가 아닌 행사운영비로 편성·집행해 기준을 넘겼다. 계약보증금 또는 이행보증서를 징구치 않고 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있다. 문화예술·시설 분야에선 2014~2016년 관련법에 정한 문화소외계층이 아닌 이들에게 약 2만8697매의 무료 초대권을 과도하게 뿌렸다.
이외 소방재난본부는 소모성 개인보호장비 보급 미흡과 함께 한강교량 폐쇄회로(CC)TV 감시시스템의 전담인력 배치 또는 직원 업무분장이 없었다. 본청 중 다중집객행사를 벌이는 소상공인지원과는 반포 한강공원 내 고압발전기 안전훼스 잠금장치 관리 소홀, 행사장 주변 전기배선이나 고압가스 관리 미흡 등의 지적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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