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은 4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 골프클럽(파72·6558야드)에서 열린 JLPGA 투어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총상금 1억2000만엔)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의 성적을 낸 이민영은 JLPGA 투어에서 개인 통산 3승째를 거두며 우승 상금 1620만엔(약 1억7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JLPGA 투어 개막전은 이민영에게 쉽지 않은 대회였다. 감기 몸살이 심해 2일 2라운드를 마친 후 기권을 고민해야 했다. 봄비가 그녀를 도왔다. 3일로 예정됐던 3라운드가 폭우로 연기되는 바람에 이민영은 하루를 푹 쉴 수 있었다.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친 이민영은 극적으로 일본여자프로골프에서 3승째를 거뒀다.
시련은 이민영에게 낯설지 않은 단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013년부터 통산 4승을 거둔 이민영은 2015년 3월 신장암 수술을 받았다. 암은 이민영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이겨냈다. 골프는 이민영이 병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큰 힘을 줬다. 병실에 누우니 녹색 필드가 더욱 그리웠다. 수술 후 두 달 만에 필드에 복귀한 이민영은 강한 정신력으로 병마를 극복해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6년 7월 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복귀 후 첫 승을 올렸고 이후 안정 대신 도전을 택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에서 활약한 이민영은 지난 4월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 7월 닛폰햄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영의 사연을 전해들은 일본 팬들은 그녀의 밝은 미소에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일본 갤러리들과 친근하게 인사하는 이민영은 새로운 투어에 빠르게 적응했다. 일본 골프도 그녀에게 주목했다. 이민영은 지난해 12월 열린 JLPGA 창립 50주년 기념식 겸 2017년 시상식에서 감투상을 수상했다. 이민영은 2017 일본여자프로골프에서 총상금 1억2643만9365엔(약 12억2000만원)을 벌어 일본의 스즈키 아이(1억4012만2631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민영은 일본여자프로골프 2018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많은 팬들은 이민영의 우승뿐만 아니라 그녀의 밝은 미소를 기다리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