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한국 정부 질타한 UN과 고은의 성추문 의혹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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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기자
입력 2018-03-0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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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출판사 "고은 지지"…최영미 시인 "내 말·글은 사실"

[사진=연합뉴스]


미투운동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놓고 유엔에서 쓴소리가 이어졌다.

지난주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여성차별 철폐위원회에서는 한국의 미투 운동과 우리 정부의 대응이 집중 논의됐다.

5시간 가까이 이어진 회의에서는 한국 성폭력 피해자들의 2차 피해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카더리 부의장은 우리 정부의 대응을 두고 "결국 피해 여성들의 목소리를 죽여버리는, 침묵하도록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라며 질타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비난받거나 무고죄나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

특히 직장 성희롱은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더라고 묻히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강조했다.

또 버그비 위원은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 2109건의 성희롱이 발생했다고 보고됐는데, 단지 9건만 기소로 이어졌습니다. 왜 그런가요?"라며 의문을 제기했고, 마날로 위원은 "이런 토론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요. 한국 여성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라며 우리 정부를 대표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고용노동부, 법무부 관계자들의 대응을 지적했다.

유엔 여성차별 철폐위원회는 한국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고은 시인이 자신을 둘러싼 성추문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고은의 작품을 영어권에 번역해 출판해온 영국의 출판사 블러드액스(Bloodaxe)는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고은의 입장을 전했다.

고은은 블러드액스의 닐 애스틀리 편집자를 통해 "최근 의혹들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것은 유감스럽다. 내 행동으로 인한 의도치 않은 고통에 대해서도 이미 유감을 표했다"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성추문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한국에서 나는 진실이 밝혀지고 논란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지만, 사실과 맥락이 바로 전달되지 않을 외국의 친구들에게 확언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가디언은 블러드액스 출판사가 고은의 문학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소개했다.

애스틀리 편집자는 고은이 지난달 종양으로 입원한 사실을 거론하며 "현재 회복 중이지만, 수술과 자신에게 제기된 추문으로 많이 허약해진 상태"라고 전한 뒤 "사실로 증명된 광범위한 잘못이 있다는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주장에 기초했고, 입증되지 않은 다른 발언들로 뒷받침되고 있다"며 그의 성 추문 의혹에 대해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영미 시인은 "자신이 괴물에 대해 한 말과 글은 사실이다.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기구가 출범하면 나가서 상세히 밝히겠다"고 말해 미투 운동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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