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아시아선수촌·개포5차우성 등 막판 속도전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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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8-03-0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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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열흘 행정예고 마치고 바로 시행

  • -하루 차이로 규제 작용 희비… 주민들 반발 거세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아파트 모습[사진=아주경제 홍성환]


정부가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시행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면서 정밀안전진단을 서두르던 재건축 단지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정부 발표 이후 곧바로 안전진단 용역 긴급 입찰 공고까지 냈지만 정부의 이번 결정에 따라 그간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열흘간의 행정예고를 마치고 이날부터 안전진단 정상화 방안 시행에 들어가면서 안전진단 용역 계약을 맺지 못한 상당수의 재건축 단지들이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강동구의 명일동 현대아파트, 상일동 상일우성타운, 영등포구의 신길우성2차아파트, 광장아파트 등은 지난주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아슬아슬하게 규제를 피했다.

반면 송파구의 아시아선수촌아파트, 강남구의 개포4차 현대아파트, 개포5차 우성아파트, 대치쌍용2차아파트 등은 꼼짝없이 강화된 기준을 적용받게 됐다. 이들은 6일 용업업체를 선정해 계약할 예정이었는데, 정부의 기습 시행으로 단 하루 차이로 규제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1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에서 구조안정성 비중을 높이고 주거환경 비중을 낮춘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시행일까지 용업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

특히 국토부는 행정예고 기간을 10일로 단축하는 등 시행을 서둘렀다. 행정규칙법에 따라 행정예고 기간은 '예고 내용의 성격 등을 고려해 정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20일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국토부 측은 행정예고에 대해서는 행정부가 재량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는 없다며 이를 절반으로 줄였다.

이에 다급해진 재건축 단지들은 용역업체 선정과 관련해 긴급 입찰 공고를 내는 등 강화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속도를 높였다.

실제 조달청 나라장터를 보면 강동구 명일동 신동아아파트, 삼익그린맨션2차, 현대아파트, 상일동 상일우성타운, 성내동 현대아파트, 고덕주공9단지,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아파트, 강남구 개포4차 현대아파트, 개포5차 우성아파트, 대치쌍용2차아파트, 영등포구 광장아파트, 신길우성2차, 우창아파트, 노원구 태릉우성아파트 등이 정부의 발표 이후 긴급 입찰 공고를 냈다.

하지만 시행 직전 강화된 규제를 피하는 단지가 나올 경우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담에 국토부가 곧바로 시행을 결정하면서 단지 간 희비가 엇갈렸다. 많은 단지들은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을 적용할 경우 재건축 추진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무너질 위험이 없으면 사실상 재건축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정부가 주민 반발을 감안해 주거환경을 구성하는 세부 항목에서 화재 안전과 주차장 비중을 높였지만 큰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안전진단 막차를 타지 못한 단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강동구 재건축단지 관계자는 "행정예고 기간을 20일에서 10일로 줄인 것도 모자라 이렇게 기습적으로 강화된 기준을 시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가 국민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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