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행사이자 시진핑(習近平) 정권 2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양회(兩會,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과 함께 정협 위원이나 전인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회장, 세계 최대 PC제조업체 레노버의 양위안칭(楊元慶) 회장 등 유명 기업인들이 '중국의 미래'를 위한 각종 안건을 쏟아냈다고 중관촌재선(中關村在線) 등 중국 현지 언론이 5일 보도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두 기업이자 온라인 게임 최강자인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은 전인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올해도 "디지털 중국 건설에 박차를 가하면 민생이 개선되고 복지가 증진될 수 있다"며 '디지털 국가'로의 도약을 요구했다. 마 회장은 지난 6년간 양회에서 중국의 인터넷, 디지털 강화 정책을 제안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실물경제 발전을 위한 인터넷 산업 발전 가속화 △과학·문화의 융합 촉진을 통한 새로운 ‘디지털 문화 중국’ 건설 △인터넷 보안 강화로 금융 리스크 방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의료사업의 균형발전 촉진 △청소년의 과학·인터넷 교육 강화를 통한 미래 인재 양성 등을 안건으로 제시했다.
"기술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인공지능(AI)은 도전해야 할 대상으로, 이는 과학기술을 이용해 '미래의 상상'을 여는 것이다."
중국 최대 검색포털에서 AI 선두기업으로 도약 중인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은 정협 위원 자격으로 참석해 올해도 변함 없이 'AI'를 내걸었다. 리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AI 관련 안건을 제시해왔다. AI 외에도 △자율주행자동차 지원 확대 △'슝안신구(雄安新區)' 조성을 위한 감세 등 혁신정책 추진 △전국 금연지역 확대 정책 등의 안건을 내놨다.
리 회장은 기업의 AI 개방 플랫폼 구축을 장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 개방 플랫폼은 기술과 데이터, 자원, 수요가 만나는 장으로, AI와 실물경제의 융합과 혁신의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의 자율주행기술과 정책의 적절한 조화가 업계 전체의 혁신속도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며 " '용감하게 앞서가는(敢爲天下先)'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처음으로 정협 위원으로 선출돼 양회를 찾은 넷이즈(網易)의 딩레이(丁磊) 회장은 '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한 교육 수준 제고, 농촌 선진화 등을 제안했다. IT기술을 통해 농업 현대화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빈곤퇴치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협 위원으로 선출된 징둥상청(京東商城)의 류창둥(劉强東) 회장은 '전자상거래를 통한 농촌 경제 발전과 빈곤퇴치를 위한 신통로 구축에 관한 건의안' 등을 제시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제조업 강국' 도약을 이끌고 있는 제조업체 수장들도 기업과 중국 경제·사회 전반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안건을 제시했다.
최근 기지개를 켜며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회장도 전인대 대표로 양회에 참석해 민영기업 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레이 회장은 민영기업의 해외 진출에 있어 경험이 부족하고 현지 문화·법률에 대한 이해 부족 등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하고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일대일로 종합서비스 플랫폼'을 조성해 민영기업의 해외진출을 이끌고 일대일로 추진에도 속도를 올리자는 것. 이 외에 공업디자인 수준을 끌어올려 일대일로 연선국가 등에 '중국 제조업 브랜드'를 제대로 어필해야 한다며, 국가디자인발전기관을 설립하고 제조업 선진도시에 디자인산업단지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 레노버(聯想)의 수장인 양위안칭 회장은 이번 양회에 정협 위원이 아닌 전인대 대표로 참석했으며 '실물경제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적재산권 보호를 언급했다.
양 회장은 "실물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의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는 '뺄셈'으로 경영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 성장공간을 확대하는 '더하기'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짝퉁 등을 '적'으로 지칭하고 제조업체의 나아갈 길도 제시했다. 양 회장은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원하는 모든 기업인의 '공공의 적'은 바로 짝퉁, 가짜 제품 생산 등 특허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제조업이 '제조(製造)'에서 '지조(智造, 스마트 제조)'로 나아가야 한다며 "양회에서 AI 발전을 촉진하고 이를 이용해 각종 장애물을 극복하자고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다임러 인수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리수푸(李書福) 지리(吉利)자동차 회장은 '자동차 업계의 광인(狂人)'답게 오로지 자동차에 관한 안건을 제시했다. 리 회장은 "기름을 태우지도, 충전도 필요없는 메탄올자동차가 달리는 세상을 상상해본 적 있느냐"면서 대체연료인 메탄올 기술 발전과 메탄올 자동차 개발·보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확하고 개방된 지도 서비스로 자율주행기술 발전을 촉진할 것도 건의했다.
신랑재경(新浪財經)은 올해 양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중국 제조업, 인터넷 등 전통적인 이슈 외에 △블록체인 △A주 회귀 △개인소득세 개혁 △빈곤퇴치와 민생개선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중국 '여걸'로 불리는 거리전기(格力電器) 둥밍주(董明珠) 회장은 전인대 대표로 참석해 개인소득세 부과 기준을 현재의 3500위안에서 최대 1만 위안까지 높여 가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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