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실적 악화에 시달린다고 주장하던 카드사들이 최근 몇 년동안 대주주 배당금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연간 수천억원의 손실이 난다며, 당국의 금융정책을 비난하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초 배당금을 2500억원으로 늘렸다. 전년대비 500억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비씨카드 역시 1214억원에서 1219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189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7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권 교체후 예상치 못한 수수료 우대가맹점이 확대되면서, 업계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20%나 곤두박질 쳤지만 배당금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 이미 267억원 상당의 당기순손실을 낸 롯데카드는 긴축 경영 고삐를 한껏 죄어야 할 상황이지만 배당금은 30억원이나 늘어난 217억원이다.
배당금뿐 아니라 임원 보수 역시 최악의 경영 환경과 달리 사실상 돈잔치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카드 임원 보수는 3억2400만원으로 전년동기 1억5900만원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롯데카드는 4억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억9300만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고, 삼성카드도 1억9500만원에서 5억900만원으로 늘어났다. KB국민카드도 7200만원에서 1억500만원으로 상승했다.
다른 금융사 관계자들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눈초리다. 최근 몇 년간 가맹점수수료율 인상이 계속되자 카드사들은 "정부의 관치가 카드사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몇년 안에 망하는 카드사가 나올 것이라는 등 앓는 소리를 하던 카드업계가 윗선만 배불리는 돈잔치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직원들에게는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카드사에서 절대적 약자인 카드모집인은 거리로 내몰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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