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계좌 개설 시점 관계없이 과징금 부과 가능해진다

93년 금융실명제가 시행된 후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해서도 과징금이 부과된다. 지금까지는 금융실명제가 시행되기 전에 개설된 계좌에 대해서만 과징금을 부과했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실명제 시행 후 개설된 계좌를 활용한 탈법목적 차명 금융거래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금융실명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5일 밝혔다.

탈법목적의 차명 금융거래란 불법재산의 은닉, 자금세탁 등 탈법행위 목적의 금융거래를 칭한다. 이러한 금융거래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수는 있으나 경제적 징벌은 없었다. 이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은 뒤에도 차명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등 부작용이 만연했다.

다만, 금융위는 일반 국민들의 정상적 금융거래는 과징금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가족이나 친목회 명의로 개설된 선의의 차명계좌는 불법 목적이 아니다"며 "재산은닉이나 탈세 등을 위한 탈법적인 차명거래에 대해 형사처벌과 과징금을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고 말했다. 

제재도 강화한다. 먼저 과징금 산정시점, 부과비율 등 과징금 산정기준을 현실화한다. 현재는 1993년 8월 12일 당시 금융자산 가액의 50%에 대해서만 과징금을 산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기준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과징금 징수의 실효성도 확보한다. 현행 금융기관에 의한 원천징수 외에 과세당국이 자금의 실권리자(출연자)에게 과징금을 직접 부과할수 있는 명확한 근거 규정을 신설한다.

수사기관·과세당국·금융당국간 차명 금융거래 정보의 공유를 위한 근거를 신설해 실명법 위반에 대한 제재의 신속성을 확보한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개선안은 형사처벌에 더해 과징금 부과를 추가하는 것이다”며 “입법 조치가 이뤄지면 어느 시점에 개설된 계좌라도 불법 목적의 차명계좌는 과징금 징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