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말 정상회담 열리는 판문점은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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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기자
입력 2018-03-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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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9년 남북회담위해 준공…998평 규모 3층짜리 석조 건물

  • 6·25후, 북한 지도자가 군사분계선 넘어 남측땅 밟는 건 처음

남북이 합의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집. [출처=사진공동취재단]


내달 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6·25전쟁 이후 북한 지도자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 땅을 밟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이 아닌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에는 북한의 의지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7일 전직 통일부 고위 관료에 따르면,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은 모두 평양에서 개최됐다. 이번에도 우리 대통령이 평양에 가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아 북측에서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3차 정상회담은 평양이 아닌 서울에서 할 차례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지난 5일 대북 특사단도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이 난색을 보여 판문점 우리 측 지역으로 절충점을 찾았을 개연성이 높다.

만약 북측이 우리 측에 먼저 판문점을 정상회담 장소로 제의했다면,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이행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1차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서울 답방을 약속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특히 판문점 평화의집은 남측지역이지만 중립성이 강한 곳이다. 판문점, 즉 공동경비구역(JSA)은 이름 그대로 한국군과 미군으로 구성된 유엔사령부 경비대대가 북측과 함께 담당하는 특수지역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측 입장을 수용하면서도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의미다. 동독과 서독 양측 정상이 분단 21년 만인 1970년 초 처음으로 동독 측 에르푸르트라 역에서 회담을 열었던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판문점의 역사적 상징성도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1953년 7월 27일 유엔군 총사령관과 북한군 최고사령관, 중공인민지원군 사령원이 판문점에서 한국전쟁 정전협상을 맺었다. 같은 해 8월부터 9월 초까지 포로 교환장소로 사용됐다.

남북한이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될 경우, 우리 쪽으로서도 남북의 현실을 단번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다.

남북 정상회담이 이어진다면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이 성사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편 내달 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집은 1989년 12월 19일 남북회담을 위해 준공됐다. 총 건평 998평 규모의 3층짜리 석조 건물로 1층에는 기자실과 소회의실, 2층에는 회담장과 남북회담 대표대기실, 3층에는 대회의실과 소회의실 등이 있다.

남북회담이 열리면 회담장에 폐쇄회로(CC)TV와 마이크가 설치돼 청와대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남북회담본부에서 실시간으로 회담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으로는 영상은 전송되지 않고, 음성만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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