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지난해 대선 경선캠프에서 근무했던 이들이 8일 "앞에선 '미투(#MeToo, 나도당했다)'를 운운하며 뒤에서 성폭력을 자행한 안 전 지사의 이중적 행태를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김지은 씨와 두 번째 피해자, 더 있을지 모를 피해자를 위해 이제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저희는 캠프 내에서 각자가 겪었던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면서 "노래방에 가서 누군가 끌어안거나, 허리춤에 손을 갖다대거나, 노래와 춤을 강요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선배에게 머리를 맞거나 뺨을 맞고도 술에 취해 그랬겠거니 하고 넘어가기도 했다"면서 "만연한 성폭력과 물리적 폭력은 '어쩌다 나에게만 일어난 사소한 일'이 아니라, '구조적인 환경' 속에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밝혔다.
또 "민주주의는 안희정의 대표 슬로건이었지만, 캠프는 민주적이지 않았다"면서 "'너네 지금 대통령 만들러 온 거야'라는 말은 당시에는 자부심을 심어주려는 말로 받아들였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안희정이라는 인물에 대한 맹목적인 순종을 낳았다"고도 밝혔다.
이들은 "그저 캠프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면서 "우리 역시도 그러한 문화를 용인하고 방조하는 데 동참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으로 죄책감마저 느낀다"고 했다.
끝으로 이들은 "이제 김씨에게 '위드유(#WithYou)'로 응답한다"면서 △피해자 김씨에 대한 2차 가해 중단 △더불어민주당의 관련 인사 징계 △모든 정당의 안 전 지사 성범죄 수사 적극 지원 등을 요청했다.
한편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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