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은행들의 통장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반 입출금통장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며 예비 정치인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선거를 두 달 여 앞둔 가운데 BNK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 선거 관련 통장을 출시했다.
시중은행들도 당선통장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9일 '한마음당선기원통장'을 신규로 발급한다. KB국민은행도 오는 12일부터 3개월 동안 당선통장을 내놓는다.
당선통장은 선거자금 모금이나 관리를 지원하는 상품이다. 선거 입후보자 또는 입후보자가 지정한 회계책임자, 입후보자 후원회가 가입할 수 있다.
공직선거 입후보자는 정치자금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정치자금 수입 및 지출을 관리할 예금계좌를 금융기관에 개설하고 이를 통해 선거비용을 관리하도록 돼 있다. 모든 후원금과 지출 내역 등은 해당 통장을 통해서만 진행된다.
은행별로 미세하게 차이가 있지만 대선통장은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선거관리위원회 제출용 제증명서 발급수수료와 제사고신고수수료를 비롯해 송금수수료, 자동화기기(CD·ATM) 현금인출수수료, 잔액증명 및 거래내역 발급수수료, 수표발행 등에 대한 수수료가 책정되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후원금 입금 한도 설정과 1회 10만원 이하의 금액만 입금 가능하도록 설정 가능한 서비스, 통장 겉면에 후원 관련 문구 인자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경남은행은 당선 통장과 연계된 당선체크카드를 출시한다. 발급수수료 면제와 함께 가맹점 이용대금 0.5% TOP포인트 적립, 알림서비스(SMS) 무료 제공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당선체크카드는 업무 편의성을 위해 제한 없이 여러개 발급 받을 수 있게 했다.
당선통장은 별도의 고객 유치 없이 짧은 기간에 고액의 자금을 예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주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 수익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선거 때마다 당선통장을 출시하며 유치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후보들이 후원금을 모금할 때 은행 이름과 계좌번호가 노출됨으로 인해 홍보 효과가 발생한다"며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주거래은행이 되기 때문에 당장 수수료 면제로 수익이 줄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입후보자들이 운용할 있는 선거 비용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0.1%의 수수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은행들이 은행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부담해 투명한 지방선거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