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미학]봄 정취 따라 양평 일주(酒)하니 아, 취하더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기수정 기자
입력 2018-03-12 00:0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꽃꿀 숙성시켜 빚은 국내 최초 벌꿀주 '허니비 와인'

  • 국제주류품평회서도 호평…부드러운 단맛 '일품'

  • 한국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서 탄생한 '지평막걸리'

  • 오동나무 상자 이용해 배양…항아리서 발효·숙성

하늘과 땅에서 봄의 기운이 싹트는 3월이다. 따스한 봄볕을 따라 경기도의 양평의 특별한 술도가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붉은 와인 잔을 앞에 두고 따뜻한 분위기를 즐겨도 좋고 선한 벗과 누룩 향 깊은 막걸릿잔을 부딪쳐도 좋다. 봄에 취한 그대에게 그윽한 향만이 가득 남으리라. 

◆입안 가득 그윽하게 퍼지는 달콤함···양평 허니비 와인
 

허니비 와인은 꿀에 효모를 더해 당분을 알코올로 발효시켜 만든다.[사진=경기관광공사 제공]

'와인이 꿀맛이라고?' 아마 많은 이가 겨울에 마시는 뱅쇼(와인에 시나몬, 과일 등을 첨가해 따뜻하게 끓인 음료)를 떠올릴 듯하다. 꿀에 물을 섞어 발효시켜서 만든 벌꿀 술 '미드(mead)'를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유럽에 뱅쇼나 미드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허니비 와인이 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허니비 와인(Honey Bee Wine)은 양평의 아이비 영농조합법인에서 만들었다.
 

허니비 와인[사진=아이비 영농조합법인 제공]

양평의 100% 순수 꽃꿀을 숙성시켜 빚은 국내 최초의 벌꿀주, 허니비 와인은 단순히 꿀을 섞은 와인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꿀에 효모를 더해 당분을 알코올로 발효시킨 꿀 와인으로, 알코올 도수는 8% 정도다. 

꿀이 들어간다고 해서 단맛이 강렬하진 않다. 오히려 일반 스위트 와인보다도 달지 않다. 부드러운 단맛에 목 넘김 또한 부담이 덜하다.

다만 이 허니비 와인은 약 10도 정도로 시원하게 해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다. 온도가 높으면 단맛이 강해져 자칫 그 맛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연노랑 빛 와인에서 전해지는 향긋한 꿀 내음이 코를 자극하고 달콤한 꿀맛이 혀를 감싼다. 대신 꿀의 끈적한 점성을 없앴기에 좀 더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허니비 와인은 한약재인 진피(귤껍질 말린 것)를 넣은 덕에 꿀맛 외에도 상큼한 과일 향이 전해진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술, 허니비 와인은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허니비 와인은 출시 첫해인 2012년부터 2013년, 2015년에는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대상을 탔고 2014년에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2014년 국제 주류 품평회인 '몽드셀렉션'에서는 은상을, 2015년과 2016년에는 금상을 각각 차지하며 입지를 확고히 했다. 

아이비 영농조합은 생산 시설을 정비해 꿀과 와인에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1등급 꿀의 맛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벌통 50개를 일반인 대상으로 분양할 계획도 갖고 있다. 

◆대한민국 막걸리의 역사···양평 지평막걸리
 

지평 막걸리를 맛보는 여행객들[사진=경기관광공사 제공]

양평 지평막걸리는 지평양조장서 탄생했다.

지평양조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이다.

지난 ​1925년 양평군 지평면에 지평주조장이 생기면서 지평막걸리의 역사도 시작됐다.

현재까지 100년 동안 4대째 전통주조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며 전통 막걸리의 역사를 오롯이 이어오고 있다.

지평양조장은 한국전쟁 당시 인근에 남은 유일한 건물로, 지평리 전투 당시 유엔군 사령부로 활용됐었다. 그만큼 역사적으로 훌륭한 가치를 지닌 곳이 이곳 지평양조장이다.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양조장 건물은 처음부터 막걸리 주조를 위해 설계·건축됐다. 

지붕 위 통풍장치와 천장 사이의 왕겨층 공간이 온도와 습도를 자연적으로 조절해 최상의 막걸리 맛을 유지한다. 
 

지평 옛 생막걸리[사진=지평주조 제공]

이곳의 누룩은 항균작용과 습도조절 능력이 뛰어난 오동나무상자를 이용해 배양한다. 그만큼 막걸리를 만드는 전 과정 중 어느 하나 흐트러짐이 없다.

옛날부터 사용하던 우물을 현재까지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맛을 이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물량이 늘어 현대식 양조장을 증설하긴 했지만 여전히 대형 항아리에서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치고 누룩은 옛 양조장 건물에서 배양한다.

지평막걸리는 전형적인 밀가루 막걸리다. 막걸리 특유의 걸쭉함과 텁텁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묵직하면서도 구수하고 달큼한 맛이 강한 옛 막걸리의 맛이 그대로 담긴 막걸리 명주다. 

옛 막걸리의 맛을 그리워하는 이라면 감자전(또는 파전)을 곁들여 지평막걸리 한 잔 맛보아도 좋을 듯하다. 아, 궁합이 좋은 안주 파김치도 빼놓을 수 없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