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집을 두 채 갖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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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3-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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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 깨진 밥그릇과 엉망이 된 밥자리 때문에 속이 상할 때가 많지만 어쩌다 반대의 경우 때문에 피곤(?)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경기도 고양시의 캣맘단체 고양이급식소연대의 신지윤 공동대표. 신 대표는 8일 아침 밥자리에 색다른 안내판을 붙였다.

신 대표는 이미 그곳에서 '호두엄마'(사진)를 비롯해 길고양이들을 위해 두 곳에 밥자리를 설치해 뒀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몇 주 전 근처에 누군가가 비닐에 싼 밥을 가져다 놓더니 이번에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길고양이 집을 놔둔 것이 눈에 띄었다.

 

"호두엄마는 집을 2개 가지고 있는 부자지만 밖을 더 좋아해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길고양이를 생각하는 누군가의 마음씀씀이가 반갑기는 하지만 이렇게 겹치는 것도 때로는 피곤하다.

"먹다만 핫도그 같은 것도 있고 비닐도 있고.. 급하게 가져다 놓다보니 미관도 해칠 수 있어 오히려 인식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거든요."

길고양이를 챙겨주고 싶다면 주기적으로 출몰하는 녀석인지, 혹은 다른 누군가가 챙겨주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며칠은 살펴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또 길고양이를 보살필 땐 길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미관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한단다.

고양시급식소연대는 오는 17일 올해 첫 마을 청소에 나선다. 지난해 총 6차례의 마을 청소활동을 통해 길고양이들에 거부감이 있는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흔히 길고양이가 오가면서 동네를 어지럽힌다는 인식을 바꿔 놓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2018년 새해 첫 청소 장소는 고양시 백석동 흰돌마을이다. 길고양이로 인한 주민 간들이 빈번한 곳으로 마을 청소를 통해 길고양이들에 대한 인식도 완화하고 급식소도 설치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청소운동을 통해 생명이 존중받는 동네와 거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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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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