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성장주와 가치주는 금리에 따라 서로 반대로 움직인다. 저금리 땐 성장주로, 반대일 때에는 가치주로 돈이 몰린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대표를 만나 요즘처럼 금리가 오를 때에 걸맞는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그는 2007년부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로 일해왔고, 올해 들어 대표를 맡았다.
가치투자는 무엇일까. 이채원 대표는 '현재 가격'과 '진짜 가격' 차이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기업가치가 2만원이고, 주가는 1만원이라 치자. 턱없이 싸 보일 것이다. 이채원 대표는 "헐값에 사고 제값에 판다"고 강조했다. 물론 진가를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우리 연기금에는 이런 전략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단기성과를 좇다 보니 가치투자가 설 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채원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임기가 2년밖에 안 된다. 추가로 1년을 더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가치투자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짜기에는 짧다. 그는 "임기가 최소 5년은 넘어야 제대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PER·PBR 낮은 배당주 담아야
단기적으로만 따지면 가치주가 성에 안 찰 수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3년가량 고전했다. 가치주보다는 성장주 위주로 움직이는 장세가 이어져왔다. 이채원 대표는 "올해부터는 금리가 오르면서 달라질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가치주·중소형주가 강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바이오·정보기술(IT)주는 과거 같은 강세를 이어가기 어려워 보인다. 코스피도 올해에는 횡보할 공산이 크다. 이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됐고, 조정기를 거칠 차례라는 얘기다. 이채원 대표는 "이제 다수 업종이 일제히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고, 개별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수에 돈을 거는 대신 종목별 차별화 장세에 대비하라는 얘기다.
가치투자에서 기본은 주가수익비율(PER)과 주당순자산비율(PBR)이 낮고 꾸준히 배당하는 종목을 담는 것이다. 더욱이 금리 상승기에는 차입이 적고 현금을 많이 가진 기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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