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해철 후보님이 (경기지사 경선을 앞두고) 잘 나가면 안 오려고 했다. 잘 나갈 때는 모른 척해도 상관없는데 요즘 어려운 것 같다. 저하고 정말 친하다. 그래서 왔다.”(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10일 북콘서트(출판기념회)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으로 불리는 이른바 ‘3철’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3철’은 이 세 사람의 이름 끝자가 ‘철’로 끝나 생긴 말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 체육관에서 ‘함께한 시간, 역사가 되다’ 북 콘서트를 열었다.
이 전 수석과 양 전 기획관은 “더이상 3철은 없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전 의원의 경기지사 도전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양 전 비서관은 세 사람의 공개대담에서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불륜도 아닌데 프레임이 부담스럽고 대통령에 누가 될까 봐 대선 이후 오늘 처음 모였다”면서 “술자리를 가진 적도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 전 수석도 북 콘서트 출연 이유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난번 양비(양 전 비서관의 별명)가 북 콘서트를 할 때도 얼굴만 비치려 했는데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 일부러 빠졌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전 선배가 문재인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당에서 정치적으로 많은 희생과 헌신을 했다”면서 “아마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전 수석과 양 전 비서관이 자신을 거듭 응원하자 전 의원은 오히려 두 사람을 걱정했다.
전 의원은 “저는 당에 있고 국회의원을 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없지만, 둘은 (정치권) 밖에 있을 뿐 아니라 특별한 직업도 없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제 이호철이 앞장서고 양정철도 일하라고 큰 박수를 쳐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연히 이름에 같은 철자가 있다고 해서 싸잡아 비선 실세라고 비난한 것은 나쁜 프레임”이라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문재인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공통점에는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전 의원을 응원했다.
이들과 단상에 오른 최재성 전 의원은 “양비는 소나기 맞고 홍수를 견디는 여름 같고, 이호철 선배는 과일 따고 추수해서 다 나눠주는 가을 같다”면서 “전 의원은 겨울을 이겨내고 이제 봄을 맞는 ‘3철’이 되면 좋겠다” 기원했다.
북 콘서트에는 민주당 국회의원이 45명이나 참석해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다.
경기지사 경선에서 전 의원과 맞붙게 될 이재명 성남시장과 양기대 광명시장도 참석해 전 의원을 축하했다.
이밖에 이병완 전 비서실장과 변양균 전 정책실장, 백종천 전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 등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해철은 한 마디로 정의로운 사람”이라면서 “변호사, 민정수석으로서 불공정과 불의에 싸워온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우 원내대표는 “노무현의 역사와 문재인의 역사, 촛불혁명과 미투 모두의 역사가 전해철이 함께한 시간 안에 있었다”면서 “전 의원이 경기도에서 쓸 새로운 역사가 어떤 것인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탄핵당시 원내대표로서 한말씀 드린다면 탄핵 진행되는 긴 기간동안 당이 흔들리고 최고위원 간의 이견이 있을 때마다 나선 사람이 바로 전해철 당시 최고위원이었다”면서 “사람들이 용기내지 못할 때 용기를 북돋아 준 참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도 “전해철은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어려운 일을 소리없이 처리하면서 자신이 가진 권력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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