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공사, 유관기관 통합…거대 적자공기업 탄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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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8-03-1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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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기관 '광해관리공단' 유력…광해공단 비대위 "통합 즉시 1조원 자본잠식"

  • 강원랜드 대주주 광해공단 "강원랜드 배당금, 사용목적에서 크게 벗어나"

한국광해관리공단 우리노동조합 70여명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기관 통합안에 대한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 한국광해관리공단]


'유관기관 통폐합'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실태를 파악하고, 부실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구성된 '해외자원개발 혁신TF'가 한국광물공사에 내린 결론이다.

광물공사는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다. 혁신TF는 지난 5일 광물공사가 존속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 유관기관과 통합할 것을 골자로 하는 권고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TF는 통합 대상 유관기관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광해관리공단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통합으로, 동반부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이다.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인 통합으로 거대 적자 공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혁신TF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지난 정부에서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2008년 5000억원에서 2016년 5조2000억원으로 부채규모가 급증,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특히 누적 회수액 5000억원은 5조2000억원에 달하는 총 투자액 대비 10% 수준에 불과하고, 확정된 누적 손실액만도 투자액 대비 41% 수준인 19억4000만 달러에 이른다.

또 올해 이후 차입금 만기 도래가 집중된 상황에서 공사의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로 신용등급 하락,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 유동성 위기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당장 법정자본금 증액을 위한 공사법 부결 이후, 5월 5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채 등 올해 안에 총 7403억원의 차입금 상환에 대한 유동성 위험이 제기됐다.

반면 광산 개발로 인한 환경피해 복원과 폐광지역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광해관리공단은 광해 복구사업과 폐광지역 진흥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견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해 왔다.

광해관리공단은 지난 2016년 기준 9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부채 역시 3078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5%에 불과하다.

특히, 광해관리공단은 강원랜드 지분 36.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광해관리공단의 자체 재원인 강원랜드 배당금은 연평균 6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이들 기관이 통합할 경우, 재무구조 악화는 불가피하다.

광해관리공단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양 기관이 통합할 경우 지난해 기준 재무제표 상으로 일시적으로만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뿐 2018년 통합 즉시 9768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예상된다.

비대위 측은 "향후 5년간 광물공사 부채 도래액이 4조4000억원임을 고려할 때 양 기관 간 통합의 실질적 효과는 미미하고, 해외자원개발 실패의 '꼬리자르기'란 주장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통합 후 부채관리에 광해관리공단의 강원랜드 배당금이 투입될 경우, 강원랜드 설립 취지를 반영한 배당금 사용목적에서 벗어나 폐광지역 사회의 심각한 반발도 우려된다는 게 광해관리공단 측 주장이다.

장준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통합안은 강원랜드 배당금과 같은 공적 재원을 활용한 해외자원개발 부채 돌려막기이자, 광해관리공단에 대한 사망선고"라며 "정부는 단기적 위기 모면을 위한 술수를 중단하고 명확한 책임 규정과 부채 청산, 재발방지 대책 등 근원적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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