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내는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개편으로 어떤 종목이 수혜를 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순환출자를 해소하면서 지배회사로 떠오를 종목은 지금껏 과소평가돼온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3인방' 인적분할 촉각
12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가운데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CJ, 효성그룹 등이 지배구조 개편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개적으로 현대차그룹을 압박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비스를 시작으로, 2019년 현대차·기아차, 2020년 모비스에 사외이사 주주 추천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수일가 지배력 유지의 고리 역할인 순환출자 해법은 발표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진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0.78%,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3.88%,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각각 보유하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유력한 시나리오는 현대차·기아차·모비스의 인적분할과 합병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3사의 인적분할은 기업가치 재평가와 주주친화 정책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 통계를 보면 인적분할을 장기적인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0~2017년 인적분할을 한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의 기업 43개 가운데 분할 전보다 시가총액이 5% 이상 증가한 기업은 37%에 불과하다”며 “인적분할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중립적”이라고 전했다.
◆너도나도 순환출자 해소 약속
현대중공업과 롯데, 효성, CJ, 대림그룹 등도 순환출자 해소에 나선다.
먼저 현대중공업은 상반기 안에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다.
롯데지주는 다음달까지 추가적인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새로운 순환출자 등을 해소한다. 지주회사 전환 전 롯데의 순환출자 고리는 67개였다.
올해 재상장에 나서는 효성은 효성티앤씨(섬유·무역),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 등으로 인적분할한 뒤 존속회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한다. 하지만 공정위가 효성투자개발을 비롯한 일부 계열사에 대해 총수일가 사익편취를 문제 삼고 있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대림그룹은 이달 중 오라관광이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4.3%를 처분,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오라관광→대림코퍼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한다. 제일제당의 대한통운 단독 지배구조 개편을 밝힌 CJ그룹은 오는 8월까지 CJ오쇼핑과 CJ E&M 합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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