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부평공장에서 한국GM 실사를 두고 실무자 간 첫 회의를 개최했다. 실사를 본격화한 것은 아니지만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이번 실사에서 산은은 이전 가격, 본사 대출의 고금리, 본사 관리비, 기술사용료, 인건비 등 한국GM의 원가 구조 항목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GM에 대한 실사는 최근 3주가량 지연됐었다. GM 측에서 민감한 자료 제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지난 9일에서야 이동걸 산은 회장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만나 이견을 좁히면서 개시하게 됐다.
산업계에서는 한국GM을 일단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실사 돌입을 긍정적으로 봤다. 4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과 지역주민들도 마찬가지다. GM이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이미 GM이 유럽에서 쉐보레를 전면 철수했는데, 유럽에 수출되는 차를 많이 생산해 오던 국내 GM 공장의 생존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GM은 이밖에도 2013년부터 호주공장 철수, 러이사와 인도네시아 공장 폐쇄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왔다. 생산물량 자체가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실사를 통해 원가 구조 등을 개선해도 결국 GM이 한국 내 공장 폐쇄 및 철수 등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실사는 자금 투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럴 경우 당장 일자리 유지가 가능하겠지만, GM이 이후에도 경영상의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