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관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시인 고은의 전시공간을 철거했다.
서울도서관은 12일 오전 도서관 3층에 위치한 '만인의 방' 철거작업을 벌였다. 고은의 안성 서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방은 물론 방 주변에 고은 시인을 소개하는 글과 그림, 사진을 전시했던 벽면도 모두 뜯어냈다. 방 앞쪽에 자리했던 고은 시인의 원고와 그의 작품을 소개하던 키오스크도 같은 신세가 됐다.
'만인의 방'은 고은 시인이 직접 자신의 대표작 '만인보'에서 따 이름 붙인 공간으로, 지난 25년 동안 '만인보'를 집필했던 경기도 안성시 '안성서재'를 재현한 뒤 기획 전시 공간으로 조성됐다.
그러나 고은 시인이 과거 후배에게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고, 교과서에서 그의 작품을 지우는 방안까지 논의되자 서울시는 지난달 말 철거 방침을 세우고 관람객의 접근을 막아왔다.
'만인의 방'은 지난해 11월 21일 문을 연 이후 111일 만에 철거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서울도서관 측은 최근 고은 시인 측에 철거 방침을 알렸고, 시인 측은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만인의 방' 철거에 따라 필기구, 안경, 모자, 육필 원고 등 전시품은 고은 시인에게 반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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