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만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받은 지 4일 만이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흥식 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사의 수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인 지난 2013년 대학 동기 L씨의 아들을 하나은행 채용 과정에서 추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임직원에게 "책임질 사안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금융위원회에서 사의가 수리되면 차기 금감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당분간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대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 규정에 따라 공석인 금감원장 자리를 수석부원장이 대행할 것"이라며 "차기 금감원장 임명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수장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날 하나은행의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하나은행의 인사에 간여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면서도 "금융권의 채용비리 조사를 맡은 금융감독원의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금융기관의 공정한 채용질서 확립은 금융시장 발전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금감원의 역할은 막중하다"며 "본인의 사임이 조그마한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금감원도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