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초의 문민정부를 이끌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오바마’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연임에 도전하게 됐다. 대선 승리를 위해 올해에는 경제 성장 정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 최대 정당인 투쟁민주당(PDIP)은 내년 대선 후보로 조코위 대통령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이미 원내 2대 정당 골카르당을 비롯해 4개 정당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던 만큼 조코위 대통령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시각도 있다.
조코위 대통령의 상대로는 2014년 대선에서 한 차례 대결을 펼쳤던 군 장성 출신의 기득권 정치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가 거론된다. 프라보워 총재는 보수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기반으로 조코위 당시 PDIP 후보를 위협했으나 조코위 후보의 돌풍을 막지는 못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소통의 대통령', '개혁형 지도자'로 통한다. 그는 2005년 수라카르타 시장 당선을 시작으로 자카르타 주지사를 거치면서 교육과 의료 등 생활 밀착 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지지층을 끌어모았다. 2014년에는 최초의 서민 출신이자 문민 대통령에 오르면서 인도네시아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다.
조코위 대통령은 친서민 정책과 경제 성장 정책을 추진하며 꾸준히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월 실시된 최신 여론조사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연임을 원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4%였고, 프라보워 총재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7%에 그쳤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조코위 대통령은 올해 경제 정책에 한층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경제 정책의 중심에는 인프라 구축이 있다. 그는 취임 직후 5년 동안 4000억 달러(약 427조원)를 들여 도로, 철도, 항만 등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약 1만7000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를 고성장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원활한 운송을 위한 인프라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 중 30%는 정부 지출로 감당하고 70%는 민간 투자를 통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비용 조달을 위해 국영 항만과 공항 등의 민영화에 나섰고 해외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해외 투자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각종 정부 규제를 2019년에는 절반 수준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발맞춰 중국은 인도네시아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7년 중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33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2015년 6억 달러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했다. 2017년 인도네시아가 끌어들인 총 FDI의 10%에 이른다. 일본도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프로젝트 선점에 적극적이다. 일본은 자카르타와 제 2의 도시 수라바야를 잇는 철도를 건설하고 있으며 대규모 전력 발전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결실을 맺고 있다. 세계은행의 기업환경지수에서 인도네시아의 순위는 2014년 120위에서 2017년에는 72위까지 껑충 뛰었다. 지난해 말 피치는 인도네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상향하면서 이탈리아와 같은 등급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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