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중국에 악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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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김근정 기자
입력 2018-03-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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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전문가 "북핵 문제 해결되면 미국은 중국과 경쟁에 주력할듯"

  • "北美 가까워지면 북한이 중국에 안보위협 될수도"

  • 中 전문가 "北美 긴장완화로 중국 경제개혁에 더 주력할 수 있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아주경제DB]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 동안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간 대화를 촉구해왔던 중국은 북·미 대화를 환영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고 나섰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대화가 진전을 이루고 북·미 관계 개선 가능성이 명확해지는 상황을 중국이 경계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CNI) 국방정책국장은 12일(현지시각) 폭스뉴스에 '북한의 비핵화, 왜 중국에게 끔찍한 악몽인가'는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가 중국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북핵 관련 협상이 절정에 달하면 지정학적 구도가 극적으로 재편되고 이것이 중국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핵 리스크가 미국 외교정책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큰 기회를 줬다"면서 "세계 최대 안보 리스크로 꼽히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의 안보상황이 크게 개선되고 결국 미국이 다시 세계에서 막강한 정치·외교·경제·군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이 세계 2대 경제체로 부상한 중국 등과 경쟁에 주력하게 되면 중국이 많은 부분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것. 카지아니아스 국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면 중국을 압박할 힘을 키울 수 있는 이슈로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은 대만, 그리고 최근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무역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자오퉁 카네기-칭화 글로벌정책연구소 연구원도 영국 가디언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진전을 환영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미국이 북한을 전략적 균형물이나 위험 상쇄책으로 활용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이 더욱 가까워진다면 장기적으로 북한이 중국에 안보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동시에 전쟁·혼란은 반대하며,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는 것이다. 한반도가 혼란에 휩싸이면 이웃국인 자국의 정치·사회의 안정에 해가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중국은 한반도가 통일되는 상황도 원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코앞에 친미 정권이 들어서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앞서 1월 국제 민간단체인 국제위기감시그룹(ICG)은 분석한 바 있다. 

물론 당장 현재로선 경제 성장과 부채 축소, 국유기업 개혁 등 국내 정치·경제 과제가 산적해있는 중국으로선 북·미 긴장 완화로 골칫거리를 하나 덜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롼쭝쩌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북·미간 긴장완화로 중국은 압박이 어느 정도 줄어든만큼 국내 정치와 경제 개혁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내부적 과제를 수행 중인 중국으로서는 다른 문제들로 영향을 받길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북·미 대화가 실패할 경우, 중국은 더 큰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외교부 한반도 사무판공실 주임을 지낸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소속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가 쓸모없다고 판단하고, 북한도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더 강경한 제제나 극단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미·중 양국은 더 큰 갈등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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