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조사시 영상녹화를 하는 것에 동의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3일 기자들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 대한 영상 녹화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투명한 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수사팀이 판단했고 이 전 대통령 측에서도 녹화에 동의했다"라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늘(14일)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의 피의자로 검찰에 소환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001호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곳과 같은 장소다. 이 조사실에는 영상녹화장비가 설치돼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21일 조사를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영상녹화 여부를 놓고 박영수 특별검사팀 및 검찰과 크게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이 거부해 끝내 영상녹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영상녹화에 동의했었다. 당시 수사 지휘부는 카메라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조사상황을 보며 대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제244조의2)상 피의자에게는 검찰이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영상녹화를 할 수 있다.
다만 피의자나 변호인의 요구가 있는 때에는 영상녹화물을 재생해 시청하게 해야 한다. 그 내용에 대해 이의를 진술하면 취지를 기재한 서면을 첨부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검찰이 동의를 구하지 않고 영상녹화를 할 수 있었지만 원치 않는 영상녹화를 강행할 경우 원활한 조사 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녹화에 나서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중앙지검에 도착하면 한동훈 3차장이 직접 조사 취지와 조사 방식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첨단범죄수사1부 신봉수 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을 투입해 조사한다. 첨단범죄수사1부는 다스 관련 수사를 벌여왔고, 특수2부는 뇌물죄관련 수사를 해온 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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